매일신문

'정원 감축 대신 재정비'…대구권 대학, 2026학년도 학과 개편 '승부'

학령인구 위기 속 대구권 대학의 정원 유지 전략
신설·통합·분리 잇따라…전공 정비로 내실화 시도
자율전공 강화와 콘텐츠·보건 분야 확장 뚜렷

경북대 전경
경북대 전경

대구권 대학들이 학령인구 감소 국면에서 정원 감축 대신 학과 구조 재편에 나섰다. 대부분 정원을 유지하면서도 신설과 통합, 개편 등으로 학과와 전공 체계를 재정비하는 모습이다. 특히 자율전공 학부 확대와 콘텐츠, 보건, 융합 분야 강화가 두드러진다.

대구권 대학 7곳은 2026학년도 학과 개편을 마무리했다고 1일 밝혔다. 이 가운데 5곳은 입학정원을 그대로 유지했다. 최근 학령인구 감소세가 완화되는 추세와 맞물려 당분간 정원 유지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나머지 경북대는 증원을, 대구한의대를 감원을 각각 결정했다.

학과 구조 개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흐름은 신설·통합·분리 등 전공 단위 조정이다. 경북대는 컴퓨터학부 내 세부 전공을 통폐합하거나 감·증원해 정비했다. 기존 '플랫폼소프트웨어전공'과 '데이터과학전공'은 '심화컴퓨팅전공'으로 통합되며 정원이 61명에서 103명으로 대폭 늘었다. 반면 '글로벌소프트웨어융합전공'은 '첨단컴퓨팅연구전공'으로 전환되며 87명에서 30명으로 줄었다.

신설 학과도 다수 등장했다. 대구대는 '난임의료산업학과'(30명)를, 대구가톨릭대는 '바이오메디대학자율학부'와 '사회과학대학자율학부'를 새로 개설했다. 실용성과 융합성을 앞세운 새로운 전공을 통해 보건과 융합 산업 수요에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학과 통합 및 분리 조정도 적극적으로 활용됐다. 대구대는 재활상담학과와 재활심리학과를 '재활상담심리치료학과'로 통합하며 정원을 기존 69명에서 55명으로 줄였다. 계명대는 '스마트제조공학과'(35명)를 폐지하고 일부 정원을 자율전공부에 전환 배치했다.

자율전공 확대는 모든 대학의 공통된 움직임이다. 영남대는 전공 자유 선택 학부인 '천마학부대학' 정원을 47명 늘려 409명으로 조정했고, 계명대는 '자율전공부'를 올해보다 35명 증원한 254명 규모로 확정했다. 대구가톨릭대도 프란치스코칼리지 자율전공학부 정원을 30명 늘려 총 90명으로 확대했다.

정원 조정은 특정 분야를 확장하고, 일부를 감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콘텐츠와 보건, 평생교육, AI·융합 분야가 강화된 반면, 전통 산업 또는 지역특화 산업은 축소되는 추세다. 경일대는 만화애니메이션학부와 디자인융합학부를 각각 증원하는 한편, 지역특화산업학부는 42명을 줄였다.

이들 대학은 기계와 신소재, 간호, 응급구조, 복지 등의 정원을 늘려 실무형 인재 양성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철학·역사·화학·무역 등 일부 전통 학문 중심 학과는 정원 축소가 이뤄졌다.

대구권 한 대학 관계자는 "내년도 학과 개편은 단순한 생존 전략을 넘어서, 정원은 유지하면서도 미래 수요에 발맞춘 전공으로 재정비하는 과정"이라며 "자율성과 실용성, 그리고 콘텐츠·보건 중심의 확장은 대학마다 공통으로 나타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경일대 전경.
경일대 전경.
대구가톨릭대 전경
대구가톨릭대 전경
대구대 전경
대구대 전경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재도장을 낸 계명대 전경. 계명대 제공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재도장을 낸 계명대 전경. 계명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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