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향인을 만나다] 정창화 (주)태성종합기술 대표이사 "경영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

2004년 태성종합기술 설립… 상하수도 분야 설계 및 감리 전문 기업으로 성장
환경플랜트, 신재생에너지, 수자원, 도로 등 영역 넓히며 지난해 170억원 매출 기록
도로사업부문 무리한 확장 등으로 경영난도…"속도보다 방향이 중요" 깨달음 얻어
대구 출신, 영남대 졸업…"생각만 말고 행동으로 실천하라" 지역 청년에 당부

대구 출신의 정창화 (주)태성종합기술 대표이사는
대구 출신의 정창화 (주)태성종합기술 대표이사는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는 소신을 바탕으로, 회사를 상하수도 감리 및 설계 분야 강소 기업으로 일궜다. 이무성 객원기자

정창화(63) 대표이사가 이끄는 ㈜태성종합기술은 상하수도 분야 설계·감리 분야 기술력으로 성장한 강소 기업이다. 대구 출신인 정 대표이사는 영남대에서 화학을 전공했지만,

진로를 고민하던 중에 환경 기사 자격증을 딴 이후 인생 행로가 바뀌었다. 건설 시공사와 설계 회사에서 전문성을 쌓은 그는 2004년 태성종합기술을 설립, 상하수도 분야는 물론 환경플랜트, 수자원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008년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이후 꾸준한 성장을 일궈가면서 지난해 170여억원을 기록했다.

정 대표이사는 "좋은 사람을 만나서, 좋은 생각을 하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신념으로 인간 중심 경영을 중시한다. 현재 영남대 총동창회 및 재경총동창회 부회장을 맡아 모교 발전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주)태성종합기술은 어떤 기업?

▶처음 상하수도 분야 토목설계 및 건설사업관리(감리) 사업으로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환경플랜트, 신재생에너지, 수자원, 도시계획, 도로, 구조, 지반, 안전진단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물환경·환경플랜트·토목사업 등 6개 본부와 연구소를 두고 있습니다. 각 본부애서 해당 분야 설계와 상하수도, 하천, 도로, 단지조성 등 감리 사업과 안전진단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구미시에 본사, 대구 신천동에 대구지사와 경기도 하남 미사지구에 하남지사를 두고 있으며 직원 145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 회사 설립 계기는?

▶1990년 첫 직장인 '우방' 환경부에 취업했습니다. 이후 설계회사인 '이산'(1991~95년), '한국종합기술'(1997년~2004년) 상하수도부에서 경력을 쌓았습니다.

지방대 출신이지만 한국종합기술 재직 당시 회사 배려로 박사 과정을 거치며 전문성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직장 생활을 만 14년 했는데, 오랜 인연을 이어온 선배의 적극적인 권유로 2004년 10월에 창업했습니다.

대구 출신의 정창화 (주)태성종합기술 대표이사는
대구 출신의 정창화 (주)태성종합기술 대표이사는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는 소신을 바탕으로, 회사를 상하수도 감리 및 설계 분야 강소 기업으로 일궜다. 이무성 객원기자

- 사업 수행 현장은?

▶상하수도 설계분야 중 민수부문에선 건설회사가 주관하는 '턴키(Turn-Key)' 및 '민자 사업(BTO, BTL)' 설계로 기술력을 축적하고, 관수 부문 경우 정부·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사업을 통해 기술력을 다지고 있습니다.

경쟁이 요구되는 턴키설계 현장으로는 인천시 학익하수처리장, 성남시 판교하수처리시설, 세종시 첫미을하수처리시설이 대표적입니다. 최근에도 K-Water의 송산그린시티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민간제안 사업으로 포항하수재이용시설, 구미하수재이용시설, 구미중앙하수처리시설 및 포항시, 경주시, 익산시 하수관거 BTL사업을 수행했습니다. 현재는 서대구 북부·달서천하수처리시설을 지하화하는 현대화 사업과 남양주 하수처리시설 사업을 맡고 있습니다.

-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은?

▶설계·감리 회사는 우수한 기술 인력 보유가 경쟁력과 직결됩니다. 하수처리공정 예측 모델링 분야에 기술사, 박사 및 석사로 최고 기술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환경부에서 발주한 구미시하수처리시설 무방류 시스템 공정설계도 수행했습니다.

상하수도 분야에서 다진 기술력으로 환경플랜트 분야의 경주시 통합바이오가스 민간제안 사업과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포항시 풍력 민간제안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작은 회사 규모에도 민수 및 관수 사업 병행 참여를 통해 기술자의 역량을 높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상하수도, 환경플랜트 분야와 더불어 토목구조, 지반·토질 분야를 기초로 수자원·도로·단지 설계, 안전진단 분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건설 설계·감리 업계 이슈와 전망은?

▶건설 산업은 국가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해왔습니다. 이중 시공 분야는 하드웨어, 설계·감리는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는데, 현재 대기업이 설계·감리 업종을 가진 곳은 없습니다.

이는 국내 건설 산업 구조상, 많은 기술 인력에 비해 매출·이익 규모는 작은 설계·감리업종이 매력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엔지니어링협회의 지난해 말 통계 자료에 따르면 15개 기술 부문의 업체 수는 8천765개소이며, 이중 건설 부문 업체가 4천463개소로 5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건설 부문 수주 3천억원 이상으로 상장된 설계사는 3곳, 수주 금액 100억원 이상 신고 업체는 83개소로 2%에 불과한 등 영세한 환경입니다.

감리사업은 기술인력 투입에 근거한 기준으로 일정한 수익성이 보장되나 설계비는 수행절차가 과다하고 기간도 연장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현실적인 비용산정으로 개선이 절실합니다.

대구 출신의 정창화 (주)태성종합기술 대표이사는
대구 출신의 정창화 (주)태성종합기술 대표이사는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는 소신을 바탕으로, 회사를 상하수도 감리 및 설계 분야 강소 기업으로 일궜다. 이무성 객원기자

- 회사 설립 이후 힘들었을 때와 보람 있었을 때는?

▶CEO로서 책임지는 자리가 힘들지 않다고 생각한 적은 거의 없는 듯합니다. 그중에서도 도로사업본부 설립의 무리한 확장, 필리핀 정수장 민자 설계를 위한 해외 법인 운영, 우호 관계로 운영한 사업부문에 대한 법적 책임 등 세 가지 경험을 들 수 있겠습니다.

돌이켜보면 당시 급한 마음으로 서둘렀던 것이 어려움의 원인이었습니다. 이 때 경험을 통해 "속도보다는 방향이다"라는 소중한 원칙을 갖게 됐습니다.

또 보람으로는 회사 후배들이 기술자로서 성장하고 기술사 및 대학원 학위 취득하는 등 자기발전 해나가는 모습을 볼 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평소 강조하는 경영 철학은?

▶설계·감리 엔지니어는 머리가 좋은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닙니다. 엔지니어는 발주처 기술 정책을 지원하고, 검증된 기술을 바탕으로 현장에 맞게 건설할 수 있도록 보고서·도면·시방서 등을 작성하는 일을 합니다. 그래서 평소에도 성실성, 정직, 책임이 요구됩니다.

회사 경영자로선 무엇보다 우수 기술자를 보유하는 것이 회사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하기에 직원들이 '태성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도록 애쓰고 있습니다. '나'보다는 '우리'라는 목표를 통해 시니어 엔지니어로서의 역할을 다 하고자 합니다.

- 청년들을 위한 조언을 해주신다면

▶'생각만 하기보다 행동으로 실천하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저 또한 청년시절에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었던 시간이 길었습니다. 남들보다 긴 군대생활(ROTC23기,5년복무)로 막막했던 시기에 환경기사, 대학원 석사과정을 병행하여 노력했던 것이 지금의 진로를 선택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리고 지방대 출신으로 유수의 대학 출신들과 함께 천 명이 넘는 회사에서 근무할 때도 야근은 1등을 하며, 어렵고 힘든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진로를 고민할 때 눈 앞에 보이는 달콤한 정량적인 크기보다, 미래의 발전된 내 모습을 그릴 수 있는 길을 선택하길 권합니다.

또 토목과나 건설 분야를 전공한 청년들에게는 안정적인 공직이나 공공기관을 선호할 수 있겠지만, 화려하지 않되 건설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술 회사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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