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민주당의 지귀연 판사 접대 의혹 제기, 협박 정치 신호탄인가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재판장인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룸살롱 접대 의혹'의 증거라며 3장의 사진을 공개(公開)했다. 텅 빈 룸 내부와 오픈된 홀의 흐릿한 전경, 판사로 보이는 사람과 남성 2명 등 모두 3명이 마치 기념사진처럼 촬영(撮影)된 모습 등인데 영화에서 보거나 일반인이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룸살롱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가볍게 술을 마시는 단란주점과 유사한 형태이다.

문제는 이 사진만으로는 지 판사가 부적절한 접대를 받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어디에도 부적절한 접대를 확증(確證)하는 장면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 접대 여성 종업원이 없음은 민주당 측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물론 민주당이 더 많은 사진과 증거를 확보했으면서 이날 일부만 공개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공개한 사진만으로 볼 때, 민주당의 주장처럼 그토록 부적절한 접대였다면 왜 지 판사가 동석자(同席者)와 함께 기념사진 찍듯이 증거를 남겼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이에 앞서 지 판사는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에 앞서 자신에 대한 접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민주당과 지 판사의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룸살롱 접대'가 사실인지는 대법원 윤리감사실의 사실관계 확인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이와는 별도로 지 판사는 "중요 재판 진행 상황에서 판사 뒷조사에 의한 계속적 외부 공격"이라는 중요한 문제를 지적했다. 대법원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뒤 사법부에 대한 민주당의 거센 공격을 볼 때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지적이다.

민주당의 룸살롱 접대 의혹 제기는 사실 여부에 대한 논란과는 별도로 정치적 의도에 의한 재판부 협박(脅迫)·공갈(恐喝)이라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 취소 결정을 내린 지 판사를 내란 재판에서 배제(排除)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사실이라면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는 심각한 위협에 처했다고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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