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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패가망신' 썼다 삭제, 가볍다는 지적 피하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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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SNS에 한국어와 캄보디아 공용어인 크메르어로 "한국인 건드리면 패가망신, 빈말 같습니까. 대한민국은 한다면 합니다. 끝까지"라고 적었다가 삭제(削除)했다. 대통령이 글을 올린 후 캄보디아 측이 한국 대사를 불러 경위를 물었고, 현지에서는 "한국 대통령이 캄보디아 전체를 범죄 집단 소굴로 낙인(烙印)찍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캄보디아 현지 한국인 대상 범죄는 중국계 범죄 조직이 들어가 벌인 일이다. 따지려면 중국어로 중국에 따졌어야 한다"는 비판(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이 나왔다.

대통령이 굳이 캄보디아어로 '패가망신' 글을 쓴 것이 적절했는지 의문이다. 당국(當局)에 "캄보디아 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적극 대응하라"고 지시하면 될 문제였다. 청와대는 즉각적인 홍보 효과를 위한 조치였다는 입장이지만, 애초 불필요한 외교적 논란을 야기하고, 캄보디아 국민들의 반한 감정을 키울 소지가 컸다.

캄보디아 현지에서 논란이 된다고 곧 '삭제'한 것도 적절치 않다고 본다. 캄보디아 측이 경위를 물으면 우리 입장을 밝히고,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當付)하는 결기를 보였어야 했다. '항의성 논란'이 있다고 개인도 아니고 대통령이 금방 글을 삭제함으로써 "대한민국은 한다면 한다"는 말이 머쓱하게 돼 버린 셈이다. 어쩌면 캄보디아 범죄 조직들은 한국의 범죄 소탕 의지를 비웃었을지도 모른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설탕 부담금, 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에 대해 연일 SNS에 글을 쏟아내고 있다. 많이 쓰다 보니 만기친람(萬機親覽)으로 비친다. 무엇보다 대통령은 사인(私人)이 아니다. 대통령의 글은 모두 공적 기록물이다. 그런 기록물을 개인 SNS에 이처럼 자주, 많이 쓰고, 삭제하는 것은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소지(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있다. 대통령의 잦은 SNS 정치는 대외적으로 대한민국을 가볍고 감정적인 나라로 비치게 할 수 있고, 국내에서는 옳은 정책마저 '정쟁'으로 비화(飛火)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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