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관절클리닉] 허리디스크, 수술 없는 치료의 가능성

배기윤 대구 완쾌신경과 대표원장
배기윤 대구 완쾌신경과 대표원장

현대사회에서 허리 통증은 더 이상 특정 연령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 스마트폰 사용이 많은 청소년, 육아와 가사를 반복하는 주부,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근로자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모두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24년 진료 통계에 따르면, 허리디스크를 포함한 '기타 추간판 장애'로 병원을 찾은 입원 환자는 22만4천명을 넘어섰으며, 척추질환으로 분류되는 '기타 척추 병증' 또한 12만7천명에 달했다. 이는 심혈관계, 호흡기계 질환 못지않은 높은 진료 건수를 기록하며, 허리 통증이 우리나라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방증하고 있다.

허리디스크는 의학적으로 '요추 추간판 탈출증'이라 부르며, 척추뼈 사이에 위치한 디스크(추간판)가 노화나 외부 충격, 반복된 잘못된 자세 등으로 인해 원래 자리에서 탈출하여 신경을 압박하면서 다양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많은 환자들이 "디스크 진단을 받으면 곧바로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을 갖는다. 하지만 실제로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전체의 약 5% 미만이다. 즉, 대다수는 적절한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증상 완화와 기능 회복이 가능하다.

허리디스크는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는데, 환자들이 흔히 호소하는 증상은 다음과 같다. ▷허리가 뻐근하거나 쿡쿡 쑤시는 통증이 간헐적으로 반복되거나 지속적으로 나타남 ▷허리에서 엉덩이, 허벅지를 지나 다리 뒤쪽으로 저림과 통증이 나타나는 좌골신경통 ▷허리를 앞으로 굽히거나 장시간 앉아 있으면 심해지는 통증 ▷발끝, 특히 엄지발가락에 힘이 들어가지 않거나 감각이 무뎌짐 ▷누운 상태에서 한쪽 다리를 들어 올리면 엉덩이부터 무릎 뒤, 종아리까지 당김 ▷양쪽 다리의 길이가 달라진 듯한 느낌 ▷야간에 종아리, 허벅지 뒤쪽에 쥐가 자주 남

이러한 증상이 있다면 단순한 근육통이 아니라, 디스크 이상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최근 들어 비수술적 치료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방식 중 하나가 바로 프롤로 주사치료다. 이 치료는 인체에 무해한 고삼투압 용액(주로 포도당 계열)을 인대, 힘줄, 연골 등 손상된 조직 주위에 주사하여, 세포 재생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고삼투압 용액은 주입 부위에 가벼운 염증 반응을 유도함으로써, 치유에 관여하는 면역세포와 성장인자의 유입을 증가시킨다. 이 과정에서 손상된 조직이 서서히 재생되며, 통증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프롤로 치료로 재생된 인대는 정상 조직과 유사한 강도와 구조를 가지게 되어, 관절의 안정성을 높이고 재발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기존 프롤로 치료가 인대나 관절에 집중되었다면, 최근 각광받고 있는 '신경 프롤로 주사치료'는 보다 정밀한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디스크 돌출로 인해 압박받거나 손상된 신경 주변에 신경 재생을 유도하는 증식제를 주입해 손상된 신경의 회복을 돕는 방식이다. 따라서 관절과 인대의 구조적 불안정성에는 일반 프롤로 주사, 신경의 손상에는 신경 프롤로 주사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면, 허리디스크로 인한 복합적인 통증을 보다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프롤로 주사치료는 비수술 요법 중에서도 치료의 본질을 '재생'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단순한 통증 완화가 아닌, 조직의 구조적 회복과 기능 복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허리 통증으로 고통받는 많은 분들이 수술 없이도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길 바란다.

배기윤 대구 완쾌신경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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