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이 다카시(1908~1951) 박사는 1945년 8월 일본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으로 아내를 잃고 부상을 당했지만 피폭자들을 보살피며 원폭 폐해를 연구한 인물이다.
(사)한국여기회는 나가이 박사의 여기애인(如己愛人·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라) 정신을 전파하기 위해 천주교 대구대교구장이었던 고(故) 이문희 대주교(1935~2021) 주도로 2004년 설립된 단체다. 2023년 대구대교구 사도직 단체로도 등록됐다. 회원은 가톨릭 신자들이 중심이며 현재 7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박영일 한국여기회 이사장(신부, 대구대교구신청사 건축본부장)은 "한국여기회는 설립 이후 매년 한 차례 이상 나가사키 성지순례를 주관하고 있다"며 "이때 나가이 박사 기념관과 그가 일생을 마감한 한 평 남짓한 움막인 여기당을 방문해 그의 삶을 전한다"고 설명했다.
2010년부터는 매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독후감(나가이 박사의 저작물과 이문희 대주교 관련 서적) 공모전 '여기애인상'도 진행하고 있다. 수상 학생들에게는 부상으로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현장에서 열리는 평화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올해는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대구에서 양국 여기회 교류행사가 열린다. 일본여기회 이사장과 관계자들이 오는 5일 열리는 여기애인상 시상식에 참여해 특별상인 나가사키 교구장상을 전달하고, 한국여기회 설립자인 이문희 대주교와 전 이사장이었던 최옥식 교수의 묘소도 참배한다. 한국여기회 총재인 조환길 대주교와 한국여기회 회원들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박 이사장은 "간혹 '한국에도 훌륭한 분들이 많은데 왜 하필이면 일본 사람을 따르고 존경하는냐'고 질문하는 이들이 있다"며 "하지만 예수님이 전한 사랑이나 나가이 박사가 말하고 실천한 사랑, 그리고 우리가 실천해야 할 사랑은 인종이나 국적에 갇혀 있지 않고 다 같은 것 아니겠나"고 반문했다.
이어 "물론 한국과 일본은 역사 문제에 있어서 아직 해결되지 않고 갈등도 있지만 그럴수록 여기애인의 정신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며 "이러한 일에는 종교, 문화, 인적 교류가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한국여기회의 설립 목적대로 지금까지 해오던 일을 쭉 이어가는 것, 그리고 여기애인상을 통해 배출한 인재들이 여기애인 정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도록 하는 일이다.
박 이사장은 "지금까지 여기애인상 독후감 공모전을 통해 배출한 수상자가 300명 가까이 되는데 처음 수상한 학생들이 이제 의사와 변호사가 되는 등 사회 곳곳에서 훌륭한 인재로 살아가고 있고 후배들도 그 뒤를 따라가는 중 "이라며 "어떻게 하면 한 번의 수상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여기회의 정신으로 살도록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현재의 고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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