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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친러' 세르비아와 갈등…"우크라에 몰래 탄약 수출"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러시아가 발칸반도에서 가장 친(親)러시아 성향 국가인 세르비아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수출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대외정보국(SVR)은 이날 성명을 통해 "세르비아 군수업체들은 겉으로는 중립을 표방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크라이나에 탄약을 공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르비아의 무기가 체코나 폴란드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수출됐고, 최근에는 아프리카를 경유지로 삼고 있다는 구체적인 정보도 공개했다.

SVR은 러시아와 세르비아가 같은 슬라브 민족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세르비아 군수업체들은 누가 친구이고 적인지도 잊은 것 같다"고 비난했다.

다만 AP통신은 지난 2023년부터 알려졌던 세르비아 군수업체들의 무기 수출을 러시아 정보기관인 SVR이 새삼스럽게 문제로 삼은 이유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구(舊)유고슬라비아 시절부터 문화·정서적으로 밀접했던 러시아와 세르비아는 공식적으로는 군사적 협력을 제외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다.

러시아는 발칸반도에서 나토의 영향력 확대를 막기 위해 세르비아에 공을 들였고, 세르비아는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면서도 러시아와의 우호 관계를 이어 나가고 있다.

세르비아는 가스 등 에너지를 상당 부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세르비아는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도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EU의 러시아 비난 성명에도 지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족주의 성향인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지난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 행사에 참석해 EU 관계자들이 "부적절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부치치 대통령은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탄약 수출 문제에 대해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논의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양국이 실무그룹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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