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조현일] '신비'와 '카페'로 문화 매력 도시 경산 즐기시길

조현일 경산시장

조현일 경산시장.
조현일 경산시장.

우리는 행복한가. 시민을 행복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물음은 공직을 맡은 이래 늘 내 가슴과 머릿속을 맴도는 화두다.

지난 80년간 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뤘으나 여유와 너그러움 등 소중한 많은 것들은 적지 않게 잃어버렸다. 저출생·초고령화, 다문화, 극단적 양극화, 지역 소멸과 격차 심화에 따른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또 '인공지능 대전환'(AX : AI Transformation) 시대로 진입함에 따라 그 기술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창의성, 상상력, 감성 등 '인간다움'을 키우는 정책은 크게 요구되고 있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는 소득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삶의 질과 행복지수를 높이고, AX 시대 국민의 행복한 삶을 준비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다. 나는 문화예술이 이 난제를 해결하는 방편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행복한 직원이 고객 감동을 만들 듯, 문화가 있는 삶은 개개인의 행복 수준을 높이고 건강한 사회구조를 형성한다. 창조본능을 일깨우는 문화예술의 생활화·산업화는 미래성장동력이다. 이런 사실은 팬데믹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문화예술공연 수요와 세계적인 선풍을 일으킨 K-컬쳐로 입증된 바 있다.

문화예술로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경산 관광을 진흥하기 위해 지난해 말 '경산문화관광재단'을 설립했다. 경산시는 자타가 공인할 정도로 살기 좋은 도시이지만, 이제 살기 좋은 도시를 넘어 '시민의 일상이 즐거운 문화 매력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활 문화와 예술생태계를 넓히고, 문화예술이 자생할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필자는 문화 특화 지역 조성 등 '문화도시 3.0'을 대비한 계획 수립과 시책들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 현대아울렛 유치에 따른 연인원 600만 명으로 추정되는 쇼핑객을 경산 관광객으로 유치할 수 있도록 관광 기반 시설과 콘텐츠를 확충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시민들이 'K-컬쳐 발상지 경산'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도록 문화예술을 체험하고 향유할 기회를 많이 만들 계획이다.

경산이 'K-컬쳐 발상지'라는 주장에 의아해하실 분들을 위해 설명드린다. 경산은 원효·설총·일연 3명의 성현(경산의 三聖賢)이 탄생한 유서 깊은 문화 고장이다. 원효 성사는 우리 민족 사상의 새벽을 열었고, 그의 아들 설총은 한글 창제의 모티프가 된 이두를 만들었다. 일연 선사는 민족 서사의 보고 삼국유사를 저술했다. 이처럼 민족문화의 큰 줄기인 사상·문자·서사를 경산인이 세웠기에 경산은 'K-컬쳐 발상지'임에 틀림없다.

머지않은 6월 하순이면 전국 최고 품질인 경산 신비복숭아가 제철을 맞이한다. 신비복숭아는 천도복숭아와 백도의 특성을 결합한 품종으로, 겉은 천도복숭아처럼 매끄럽고 붉은색을 띠며, 과육은 백도처럼 부드럽고 하얀색을 지닌다. 이같은 특성으로 복숭아털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6월 중순부터 약 2주간만 수확되기에 짧은 유통 기간과 높은 당도로 인해 프리미엄 과일로 평가받고 있다.

신비복숭아 출하 시기를 계기로 경산의 500여 특색있는 카페와 콜라보해 '경산 카페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오셔서 신비도 맛보고 카페에서 소소한 일상의 행복과 휴식도 즐기는 힐링의 시간을 가지시길 바란다.

5월의 신록처럼 날마다 더 싱그러워질 문화 매력 도시 경산의 전도에 쌍무지개가 뜨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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