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실장'은 온라인에서 초단기·초고금리 대출을 일삼은 불법 사금융 조직이다. 상환이 늦어지면 협박은 기본, 가족·지인에게까지 연락하는 불법 추심(推尋)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조직은 금융감독원의 '불법 사금융 피해신고센터' 신고 분석 과정에서 드러났다. 대출 중개 사이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급전(急錢)이 필요한 이들에게 접근한 뒤 과도한 개인정보 등을 담보로 대출해 주고 초고금리를 받아 챙겼다. 분석 결과 피해자들의 연 이자율이 6천800%에 달했다. 피해자 열에 일곱은 20, 30대 청년이었다. 대부분 생활비나 의료비 등 생계 유지 목적의 대출로 파악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며칠 전 SNS에 "법정 허용치를 초과하는 불법 대부는 무효다. 즉 갚지 않아도 무방하다"고 썼다. 말은 맞다. 그러나 '불법 대부 무효화'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이실장' 피해자들은 평균 100만원을 빌리고 열하루 만에 원금의 두세 배를 갚아야 했다. 이들은 왜 그 돈을 빌렸을까. 법정 허용치를 초과한 과도한 이자를 갚아야 하는지 몰라서였을까. 달리 선택지(選擇肢)가 없었기 때문이다.
'갚지 않아도 된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SNS를 통해 빨리 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어두운 골목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게 더 급하다.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는 중·저신용자들이 카드론으로 몰리고 이마저 막힌 이들이 불법 사금융에 발을 들여놓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합법적 금융에서 소외된 이들이 불법의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제도권 금융의 문이 더 넓어지고 더 빨라져야 한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 대출 총량 규제 등에 열을 올리던 정부도 뒤늦게나마 총량 규제와 서민 금융 보호를 분리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리스크를 우려한 금융권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정부가 "공급하라"고 독려(督勵)해도 금융기관이 움직이지 않으면 실효성이 없다. 리스크 분담 등 책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 서민금융의 속도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햇살론, 사잇돌, 새희망홀씨 같은 상품도 있지만 불법 사금융 피해는 매년 늘어왔다. 이들에게 모레는 의미 없다. 급전이 필요한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SNS 광고를 통해 '이실장'을 만나러 가고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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