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한국 배터리 업계가 제품군 다변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대규모 양산에 돌입했다고 1일 밝혔다. 해당 제품은 롱셀(Long Cell) 기반 ESS 전용 파우치형 LFP 배터리로, 에너지 효율과 안전성이 우수하며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이 제품은 이미 테라젠, 델타 등 주요 고객사에 공급이 확정됐다.
글로벌 주요 배터리 업체 가운데 미국에서 ESS용 LFP 배터리의 대규모 양산 체제를 가동한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 이를 계기로 북미 지역 내 시장 우위를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한국 기업들은 그동안 전기차용 삼원계 배터리를 주력으로 성장을 이어왔으나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춰 신규 배터리 개발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LFP배터리가 대표적인 사례다. 니켈, 코발트 등 가격이 비싼 원료가 아닌 인산, 철 등을 활용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전략적 리밸런싱'을 내세우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해온 홀랜드 공장 내 공간을 ESS용 생산 라인으로 신속하게 전환하고, 설비를 최적화해 당초 계획보다 양산 시기를 앞당긴 것이다.
배터리 소재 업계도 LFP 배터리 전환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엘앤에프는 최근 대규모 LFP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며, 국내 최초 대량 양산에 돌입했다. 에코프로의 경우 지난해부터 현대차·기아와 산업통산자원부 과제인 'LFP 배터리 양극 활물질 직접 합성 및 배터리 기술 개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LFP배터리의 대항마로 주목받고 있는 LMR(리튬망간리치) 배터리 양극재를 시험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LMR 배터리는 가격이 비싼 핵심 광물인 코발트와 니켈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저렴한 망간의 비중을 늘려 가격 경쟁력을 높인 제품이다. LFP 배터리와 가격 경쟁이 가능하면서도 성능은 더 우위에 있어 차세대 배터리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FP를 무시하다 중국의 추격을 허용했다는 위기론도 있지만, 한국 배터리 업계가 축적한 노하우와 역량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캐즘 이후 시장 성장을 고려했을 때 발빠른 대응이 중요한 단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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