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격받는 하버드대… 중국 공산당 최고의 '해외 당교(黨校)'라고?

중견·고위관료, 1990년대부터 연수
하버드, 중국 여성 졸업 연설에 올려
WSJ "시진핑 딸도 가명으로 재학"

하버드대 졸업생들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열린 졸업식에서 손 모양 플라스틱 짝짝이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하버드대 졸업생들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열린 졸업식에서 손 모양 플라스틱 짝짝이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하버드대 집중 공격의 배경에 중국공산당이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가 나왔다. WSJ는 1일(현지시간) 하버드대 케네디스쿨(공공정책대학원)이 해외 '당교'(黨校·당 간부 훈련 기관)로 불리고 있다며 둘의 밀접한 인연을 소개했다. 중국에서는 해외 최고 '당교'로 묘사될 만큼 탐을 내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공산당은 중견·고위 관료들을 해외 대학에 파견해 거버넌스(공공정책과 행정 등)를 배우게 하는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1980년대부터 중국 출신 학생들을 받았던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은 1998년부터 매년 20명 안팎의 고위 간부들을 위한 장학금과 연수과정을 운영했다.

유력인사들의 유학 사실도 열거됐다. 류허 전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1995년 공공정책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리훙중 중앙정치국 위원은 1999년 여름 이곳에서 단기연수를 했다. 고위 인사의 자녀도 학연을 맺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딸 시밍쩌가 하버드대 학부에 다녔고, 보시라이 전 중앙정치국 위원의 아들 보궈궈는 2012년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공공정책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계속된 압박에도 하버드대는 굴하지 않는 모습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일 하버드대 졸업식에서 중국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연설자가 된 루안나 장(중국 이름 '장위룽')의 연설 내용을 집중 보도했다. 중국 유학생 비자를 적극적으로 취소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지 며칠 뒤 있은 졸업식이었다.

케네디스쿨에서 국제개발학 석사 학위를 받은 루안나 장은 연단에서 '공동의 미래'와 '공통된 인간성'을 강조하며 글로벌 통합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공교롭게도 그녀의 격정적인 연설이 있던 날 매사추세츠주 연방판사는 아이비리그 유학생 등록을 막으려는 국토안보부 명령을 중지시켰다고 SCMP는 전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하버드대 졸업식에서 연설하고 있는 루안나 장. AP 연합뉴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하버드대 졸업식에서 연설하고 있는 루안나 장. AP 연합뉴스

그러나 메신저에 초점을 맞춘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1985년 중국 정부가 설립한 '중국 생물 다양성 보전 및 녹색 개발 기금'에서 루안나 장이 하버드대 입학추천서를 받았고, 루안나 장의 아버지가 이 기금에서 간부로 일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아울러 졸업 연설 역시 중국 공산당의 외교적 수사와 비슷하다는 비판이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공산당과 연계된 유학생 차단 조치를 내놓은 바 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지난달 28일 비자 발급 기준을 강화하면서 "공산당과 관련된 인물이나 핵심 분야 전공자들을 포함한 중국 유학생들의 비자를 적극적으로 취소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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