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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석민] 노동 서민 VS 노동 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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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 선임논설위원
석민 선임논설위원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는 말이 있다. 과거의 나쁜 경험(經驗)은 깊은 정신적 트라우마로 남기 마련이다. 한국GM은 '2025년 임금협상 1차 교섭'을 하루 앞둔 지난달 28일 서울 양평·동서울, 부산, 인천, 대전, 광주, 전주, 원주 등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를 순차적으로 매각(賣却)하고, 부평공장의 유휴 자산과 토지를 매각하겠다고 전 직원에게 공지했다.

2018년 군산공장 및 인천 부평2공장 폐쇄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은 당연하다. 이후 여러 우여곡절(迂餘曲折)을 겪으면서 일자리는 사라졌고 군산 지역 전체가 완전히 활력을 잃어버렸다는 분석이다. 당시 우리 정부는 공적자금 8천억원을 제공하면서, GM 측으로부터 "향후 10년간 한국사업장을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겨우 부평1공장과 창원공장만 남았다.

이제 2027년이면 약속한 시점이 완료된다. 사측의 강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GM의 '한국 철수설'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도 그럴 것이 10년 전만 해도 10% 안팎이었던 내수 점유율(占有率)은 1%대로 떨어졌고, 한국GM의 지난해 생산량 49만9천559대 중 83.8%가 미국 수출 물량이었다. 게다가 미래차 전환 계획조차 없다. 직원들의 불안감(不安感)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GM은 최근 뉴욕 공장에 사상 최대 규모인 8억8천800만달러(약 1조2천억원)를 투자해 6세대 8기통 엔진 생산을 늘린다고 발표했다. 수입차에 대해 관세(關稅) 25%를 부과한다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와 맞물려 한국GM의 입지를 위축(萎縮)시키는 소식이다. GM은 오래전부터 호주(2013년), 유럽(2017년) 등 해외 공장을 매각하면서 북미 시장에 집중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한국GM에 아직 글로벌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는지도 모른다. 일자리를 건 생존 투쟁(生存鬪爭)이 시작된 셈이다. 반면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 요구안으로 상여금 900%, 순이익 30% 성과급, 월 기본급과 각종 수당 인상 및 신설, 정년 64세 연장, 임금 삭감 없는 주 4.5일제 등을 확정했다. 과연 생존을 위협받는 서민 노동자와 차별화되는 '노동 귀족'스럽다. 현대차의 화양연화(花樣年華)는 언제까지 계속될지 궁금해진다.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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