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시 지금 조회수 올리는 프로그램 쓰는 거 아니에요?"
우리가 유튜브 관리를 맡고 있는 병원에 갔다가 이런 말을 들었다.
여전히 많은 회사들이 인위적으로 구독자를 늘리고 조회수를 높인다. 그럼 당장에 광고주를 안심시킬 수 있고 뭔가 열심히 일하는 광고회사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어뷰징을 함으로써 얻는 것보다 그것으로 놓칠 수 있는 것이 훨씬 많다. 당신은 그 이유를 당연히 '저품질' 때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혹시 프로그램을 돌리다가 네이버에 또는 유튜브에 찍혀서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 버릴 수도 있으니 그런 위험 때문에 어뷰징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 말도 맞지만 불법 프로그램을 쓰지 말아야 하는 진짜 이유는 '고객의 욕망을 파악할 기회'를 놓치기 때문이다.
병원의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다 보면 너무나 솔직히 성적표를 받게 된다. 크게는 구독자 수와 조회수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조회수가 높은 콘텐츠를 또는 낮은 콘텐츠를 관찰할 기회가 생긴다.
그 병원의 경우, 수술비수술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 '수술이 필요한 경우'와 '수술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에 대해 설명하는 콘텐츠를 촬영했다.
그렇게 업로드를 하고 기다려보니 "이럴 땐, 수술하지 않아도 됩니다"라고 시작하는 콘텐츠가
"이럴 땐, 수술하셔야 합니다"의 내용보다 훨씬 조회수가 잘 나왔다.
당연한 결과였다. 유튜브에 의사가 나오면 "수술을 해야 한다"라고 말할 것 같은데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니 더 솔깃해서 보게 된 것이다.
어뷰징을 하지 않은 덕분에(?) 사람들의 심리를 관찰한 기회가 생긴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약점도 보안할 수 있다. 수술을 해야 된다는 콘텐츠가 조회수가 안 나오니 그것을 해결할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다.
쇼츠의 경우 1~2초 안에 콘텐츠를 계속 볼지 넘길지가 결정된다. 그런데 의사가 나와서 수술해야 된다고 하니 누가 보고 싶겠는가?
우리는 첫 문장을 바꿔보았다. "이럴 땐, 수술하셔야 합니다"를 "수술 안 하면 좋지만, 이럴 땐 수술을 고려하셔야 합니다"로 약간의 쿠션 효과를 준 대사로 바꾸었다.
병원 채널이라고 너무 딱딱한 말만 할 수는 없으니 간호사 콩트 콘텐츠를 넣어 구독자, 조회수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폴더를 따로 추가했다.
역시 유튜브는 여자가 훨씬 유리했다. 유튜브에서는 2만 회, 인스타그램에서는 10만 회 정도의 조회수가 찍혔다. 당연한 법칙이 아니냐라고 할 수 있겠지만 진짜 불법적인 방법으로 조회수를 조작했다면 이 병원의 채널은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광고회사가 사람들의 욕망을 공부할 기회를 놓치면 마케팅의 발전은 없다. 조회수 조작은 저품질 때문에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이 아니다. 그보다 큰 이유는 고객을 이해할 아주 소중한 기회를 박탈 당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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