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병(老兵) 편지에 하늘도 울었다'

박덕용 6·25참전유공자회 칠곡군지회장…"전우여, 하늘에서 만나세"

박덕용 6·25참전유공자회 칠곡군지회장
박덕용 6·25참전유공자회 칠곡군지회장

"피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던 모습, 가족을 향한 마지막 한마디가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린다…."

제70회 현충일을 맞은 지난 6일. 경북 칠곡군 충혼탑 앞은 노병(老兵) 편지에 하늘까지 울었다.

이날 박덕용(사진·92) 6·25참전유공자회 칠곡군지회장은 '전우에게 보내는 편지'를 직접 낭독했다.

전장에서 함께했던 전우들을 떠올리며 읽기 시작하자, 그의 목소리는 금세 떨렸고 이내 눈물로 젖어들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김재욱 칠곡군수는 편지가 시작되자마자 눈시울을 붉혔고 이내 참았던 눈물을 흘러내렸다.

첫 문장부터 터져 나온 노병의 감정은 모든 이들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박 회장이 "먼저 떠난 전우들이여, 하늘에서 다시 만날 그날까지 잘 있으시게나"하며 편지를 낭목하자, 그 순간 충혼탑 앞은 숙연함을 넘어 감동의 물결로 가득 찼다.

참석자들은 조용히 흐르는 눈물을 닦았고 군수와 군민, 유공자와 유족 모두가 함께 울었다.

한 노병의 절절한 편지 한 장이 군수를 울게 하고 하늘까지 울린 순간이었다.

박 회장의 편지는 "이 땅에 남아 있는 우리는, 여러분이 남긴 뜻을 이어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으로 마무리됐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이날만큼은 우리가 그분들께 진 마음의 빚을 다시 되새겨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는 결코 당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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