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먹만한 돌덩이가 카시트 덮쳐"…대구 동구 아파트 건설현장 인근 주민 봉변

대낮 공사장 암석 파편 주택가 덮쳐…주민 일부 대피
시공사 측 "발파작업 중 예기치 못한 변수…주민 보상 진행중"
동구청 "발파작업 중지명령…공사 재개 추후 검토"

지난 4일 대구 동구 신암동 한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발파작업 중 튄 돌덩이가 차량 유리창을 깨고 카시트에 떨어졌다. 제보자 제공.
지난 4일 대구 동구 신암동 한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발파작업 중 튄 돌덩이가 차량 유리창을 깨고 카시트에 떨어졌다. 제보자 제공.

대구 동구 한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발파작업 중 튄 돌덩이들이 주택가를 덮쳐 대낮에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추가 사고를 우려한 주민들은 동구청에 공사장 안전 관리·감독 강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피해 주민과 시공사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낮 12시쯤 대구 동구 신암동 신축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에서 암석발파작업을 하던 중 파편들이 주택가로 날아왔다. 시공사 측이 지하 1.6m 지점에서 발파 작업을 하던 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총 4개의 암석 파편이 튀면서 공사 현장 바로 앞 주택과 숙박업소의 창문이 깨지고 식당 간판에 흠집이 났다. 도로에 주차된 차량에는 지름 13㎝ 가량의 돌덩이가 창문을 뚫고 카시트에 떨어졌다. 이 사고로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당시 길을 지나가던 70대 주민들이 현장을 급히 대피하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인근 주민들은 추가 낙석 사고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공사현장은 바로 옆은 1천가구 가량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있는 주거지역으로 평소 주민 통행량이 많기 때문이다. 인근 초등학교 2곳의 등하굣길도 이어져있다. 파편 피해가 발생했던 사고 지점 역시 4층짜리 다세대 주택이 밀집돼있는 주택가 골목이었다.

신암동 주민 여모(48) 씨는 "지난달 말에도 암석 파편이 아파트 도로를 덮쳐 차량 파손이 발생했는데 이번에 또 사고가 발생해 주민 불안이 크다"며 "임산부나 노약자, 어린이들도 평소 공사현장 주변을 자주 통행하는데 낙석방지시설이나 관련 안전대책이 충분하지 않다"며 우려를 제기했다.

실제 사고 당시 암석 파편 3개는 공사장 주변에 설치된 높이 10m 가량의 플라스틱 판넬 가림막을 수평방향으로 관통했다. 또 나머지 파편은 가림막을 아예 넘어서서 맞은편 도로로 낙하했다. 가림막이 설치돼 있었지만 발파과정에서 날아가는 돌을 차단하지 못했고, 가림막 외 낙석방지시설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번 사고에 대해 시공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경찰관 입회하에 시험발파 등을 거치는 등 안전 의무사항을 준수했지만, 암석이 층마다 질이 다르다보니 수평으로 파편이 튀는 변수가 발생했다"며 "피해 주민들에게 보상을 진행중이고 안전 우려가 해소되지 않을 시 다른 공법을 강구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인근 대단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사고 당일 동구청에 즉각적인 공사 중지명령과 공사장 안전조치계획에 대한 재점검 및 시정명령 등을 촉구하는 공문을 전송했다.

이와 관련 동구청 관계자는 "사고 다음날 현장을 확인한 뒤 발파작업을 중지시켰고, 시공사 측에 추가적인 안전조치계획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며 "공사 재개 여부는 안전조치계획서를 검토한 뒤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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