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여투쟁 시급한데…단합된 목소리 못 내는 국민의힘

野 의원들, 각종 현안 SNS로만 입장 전해
법안 통과도 사실상 막을 방법 없어
권성동 "국민들께 민주당 무지막지 알리는 게 최선의 대여투쟁"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직후 한미관계, 사법리스크 등 각종 구설이 이어지지만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차기 당권 싸움에 몰두해 대여투쟁에는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당의 단합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안별로 개인적 의견만 내놓고 있을 뿐이다.

이처럼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일주일 다 돼가도록 야당이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자 "야당이 행정부와 여당 견제 기능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질타도 이어진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국민의힘이 투쟁력을 갖춰 대여공세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9일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정권을 잡은 뒤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지난 4일부터 주요 인사 인선 및 외교활동에 나서고 있고,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해결할 수 있는 법안들을 잇따라 추진 중이다.

이외에도 민주당은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상법 개정안,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당론으로 추진했다 지난 정부 당시 거부권으로 입법이 좌절됐던 법안들의 처리 시기도 조율 중이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목소리는 미약하기만 하다. 지난 6일 이 대통령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전화통화가 늦어지자 나경원·안철수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이 개인적으로 SNS에 비판글을 올렸을 뿐이다. 당 차원에서의 힘있는 말은 없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내에서 2022년 민주당의 모습과 상반된다는 여론이 크다. 당시 민주당은 단일대오로 윤석열 정부를 향한 투쟁에 나섰는데 아직 우리 당은 제대로 된 구심점도 없는 상황"이라며 "당내 내홍이 수습되고 청문회 정국이 열리면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에서도 민주당 주도로 3대 특검법안과 검사징계법이 의결되려고 하자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은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는 것이 전부였다. 107석을 가진 소수야당인 데다 대통령 거부권마저 잃게 돼 법안 통과를 막을 방법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런 여론에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이 상황에서 민주당이 절대 다수당이고 지금까지 입법 독점해 왔는데 그렇다고 국회법을 위반하면서까지 폭력 투쟁을 할 수는 없다"며 "국민들께서 민주당의 불법성, 위헌성, 무지막지에 대해서 잘 인식할 수 있게끔 계속해서 홍보하고 알리는 것이 최선의 대여투쟁 방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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