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백악관과 관세 정책의 시간입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11일 오전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1세기 대구경제포럼'에 연사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세계정세 변화와 우리의 대응'을 주제로 한 이날 강연에 지역 경제계 인사 140여 명이 몰렸다.
이른 시간부터 강연장을 가득 메운 열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위태로운 통상 환경에 대응책을 고민하는 경영인들의 높은 관심을 체감할 수 있었다. 세미나에 참석한 이욱진 영현로보틱스 대표는 "변화의 파고가 높은 시기다. 어려운 시기인 만큼 지역 기업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허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세 인상이 앞서 세계 경제계를 흔들었던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을 압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그는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하지만 미국은 인공지능(AI) 산업을 비롯한 생산성 향상으로 이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현재 가장 불안한 요소는 관세정책과 미 정부의 부채 증가로 인한 재정 부담"이라고 짚었다.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허 교수는 "생산성 저하로 인한 잠재성장률 하락이 현안"이라며 "고령화·저출산은 인구 구조적 문제로 해결이 쉽지 않다. 내수 부진도 큰 도전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반도체 다음 한국의 미래 먹거리가 부재하다는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극단적인 관세 정책의 의도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전략을 수립한다면 한국 경제 전망도 어둡지만은 않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함께 제시했다.
허 교수는 "세계 각국은 트럼프 1기를 겪으며 이미 맞춤형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국도 고립되지 않도록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윤경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은 "트럼프 2기 관세정책으로 경제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주요국의 경제정책을 살펴보고 대응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21세기대구경제포럼=지역 경제인들에게 최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1995년 출범한 조찬 초럼. 기업 최고경영자(CEO)는 물론 주요 기관·단체장, 대학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대구상의가 주최하고 금복문화재단이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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