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평양 인근) 강선과 영변의 미신고 우라늄 농축 시설과 관련해 심각한 우려(憂慮) 사항이 있다. 영변에 새 건물을 건설 중인 것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변의 기존 5㎿ 원자로가 7번째 운영 주기를 진행(進行)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이 영변의 기존 핵 시설을 통해 플루토늄 생산을 지속하면서, 그곳에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 시설을 새로 짓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선은 이미 고농축 우라늄 제조 시설을 갖추고 있다. 고농축 우라늄은 플루토늄과 비교해 지하에서 은밀(隱密)하게 대량 생산을 하기 용이하다. 북한의 핵 위협이 또 다른 차원으로 진화(進化)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2023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탄두(核彈頭)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라"고 지시하고, 올해 1월 핵 시설을 방문하면서 관련 내부 핵 시설을 공개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깜짝 놀란 일본과 일부 국가들은 이번 IAEA 이사회에서 북한의 핵 활동에 대한 우려를 담은 공동 성명서(聲明書)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우리 정부는 "미국 등 우방국과의 긴밀한 공조하에 북한 핵 시설 및 핵 활동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북한이 일체의 핵 활동을 즉각 중단하고 비핵화와 대화의 길로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 "향후 미국과의 핵 협상을 염두에 둔 측면이 있다"는 등 상투적 반응에 머물고 있다. 새로 출범한 대통령실은 국가안보(國家安保)에 중차대(重且大)한 사안이 발생했는데도 북핵과 관련한 어떠한 언급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이재명 정부의 북핵 해법(解法)은 대체 무엇인지 지난 조기 대선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 더 이상의 침묵은 무책임(無責任)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이재명 정부는 국민이 불안하지 않게 구체적이면서 현실적인 북핵 대응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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