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호우주의보로 취소된 포항국제불빛축제 '못 쏘아올린 화약은 어떻게 될까'

습기 먹어 불량율 높은 탓에 5만발 2.4t 분량 아깝지만 전량 폐기 처분
특수폐기물 처리 비용도 문제…현재 협의 진행 중

지난 20일 포항국제불빛축제 전야제 행사인
지난 20일 포항국제불빛축제 전야제 행사인 '데일리 불꽃쇼'가 포스코 야경을 배경으로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아쉽게도 다음날 본 행사에서 준비됐던 2.4t의 불꽃은 호우주의보에 쓰이지 못했다. 포항시 제공

호우로 사용하지 못한 포항국제불빛축제용 폭죽 5만 발이 전량 폐기될 처지에 놓였다.

24일 포항문화재단에 따르면 지난 20, 21일 치러진 포항국제불빛축제의 메인 불꽃쇼를 위한 폭죽은 도합 2.4톤(t)으로 약 5만 발이며 40분 동안 쏠 수 있는 분량이다. 금액은 2억5천만원에 이른다.

해당 폭죽은 참가국인 이탈리아와 캐나다, 한국 ㈜환화에서 각각 만들어 약 2달 전 진공 밀봉 포장상태로 한국에 들어왔다. 이후 행사 준비를 위해 약 일주일 전부터 형산강 일원에 설치됐다. 행사 당일인 지난 21일 오전 포장을 제거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4시 30분 갑작스럽게 호우주의보가 발령되며 메인 행사가 취소되자 한화 측이 부랴부랴 폭죽 전량 회수해 보관하고 있다.

포항시와 포항문화재단은 한화 측과 지난 22일 만나 해당 폭죽의 재사용 여부 등을 논의했지만 한화 측은 '안전상의 이유로 재사용이 불가능하다'는 뜻을 전했다.

통상적으로 폭죽 화약은 진공 밀봉 포장을 해체한 경우 햇빛이 쨍쨍한 날씨에도 2~3일 정도까지만 제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번처럼 비가 많이 내리고 습기가 높은 날씨에는 하루만 지나도 화약이 뭉치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해 사용이 불가능하다.

보관 중에 갑자기 불이 붙거나(자연발화) 원하는 지점에서 불꽃이 터지지 않는 등의 불발 사고 확률이 50% 이상 높아진다는 것이 한화 측의 설명이다.

특히, 화약은 특수폐기물 관리법에 따라 별도의 관리 조치가 필요한 탓에 회수한 폭죽을 처리하는데도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포항문화재단에서는 용역계약을 통해 화약 관리 비용 일체를 지불했기 때문에 처리비용 또한 한화 측이 부담해 줄 것으로 희망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추후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포항문화재단은 "행사를 준비할 때까지 1시간당 20㎜ 정도의 비교적 약한 비가 예보됐기에 폭죽 이벤트를 추진했으나 당일 오후에 갑자기 호우주의보로 바뀔 줄 예상하지 못했다"며 "관련된 추가 매몰비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축제 취소로 낙담했을 소상공인들을 위해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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