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에 사람을 심다〉
조심스레 봄을 심는다
화려한 색도
눈길 끄는 모양새도 없지만
길가에서 데려온
작은 야생화 한 포기
간밤 진눈깨비에 젖어
몸이 안개처럼 흐려졌지만
화분에 옮겨 담으니
더 따뜻한 숨결이 된다
무심한 바람이 스쳐 가도
고개 들어 햇살을 쫓는 너
그 모습을 보며
소박한 내일을 꿈꾼다
삶이 가끔
설익은 산문처럼 느껴져도
지루하고 울퉁불퉁한 리듬이라 해도
괜찮다고
작은 기쁨 하나에도
귀 기울일 수 있다면
하나의 식탁에 둘러앉은 얼굴들이
서로의 봄이 되어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오늘은 참 이상하게도
사람이
꽃으로 보이는 날이다.
<시작 노트>
붓질 한 번에 봄의 벚꽃, 손끝에서 흩어진 사랑을 여름의 해바라기, 지평선 너머 그리움을 가을의 국화, 쓸쓸한 기억을 겨울 동백, 얼어붙은 침묵을 담아내고 싶었다. 내가 그리는 꽃들은, 단순한 아름다움이 아닌 가시처럼 돋아난 상처와 그 사이로 스며든 햇살과 시간에 깎여나간 마음이거나, 흔적들이다. 그 꽃들 속에 내 인생을 함께 담아 그린 한 폭의 그림 내 마음의 꽃으로 남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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