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1년 처방량이 최근 5년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유병률도 늘었지만 수험생 사이에서 '공부 잘하는 약'으로 통용되며 오남용 사례가 늘어난 영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2024년 의료용 마약류 취급 현황'에 따르면, 2020년 1년에 1천372만 개였던 처방량은 지난해 3천248만 개로 236% 늘었다.
ADHD는 주의력이 부족해 산만해지고 과잉 행동, 충동성 등을 보이는 정신 질환이다. 대표적인 ADHD 치료제로 꼽는 콘서타(성분명 메틸페니데이트)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활동을 증가시켜 복용 환자의 집중·조절 기능을 높여준다.
시군구 별로는 ▷서울 강남구 ▷서울 송파구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구 수성구 ▷서울 서초구 순으로 처방량이 많았다. 주로 사교육 열기가 높고 입시 경쟁이 치열한 소위 '학군지'(학군이 좋은 지역)들이다.
10대 ADHD 치료제 처방량 전국 1위인 서울 강남구의 경우 2020년 69만235개에서 지난해 179만3천93개로 2.5배 이상 급증했다.
대구 수성구의 처방량도 ▷2020년 34만1천7개(전국 7위) ▷2021년 41만6천804(7위) ▷2022년 51만개(7위) ▷2023년 64만7천676개(6위) ▷2024년 87만9천159개(4위)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수성구 10대 환자의 1인당 평균 치료제 처방량은 305개로 전체 환자의 평균인 267개보다 많았다.

전문가들은 ADHD를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보고 약을 복용하는 이들도 늘었지만, ADHD 치료제가 학부모들에게 '공부 잘하는 약', '집중 잘되는 약'으로 잘못 알려지며 오남용되는 현상이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전임의 출신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ADHD 치료제를 복용하면 집중력이 높아져 학습 능력이 나아질 것이라는 잘못된 기대가 팽배해있다"며 "입시 경쟁이 심한 지역에서 자신의 자녀만 (약을) 쓰지 않으면 혹시나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 심리가 원인"이라고 말했다.
수험생, 학부모 사이에서 한때 유행처럼 번지며 이른바 '품귀 현상'을 빚었던 ADHD 치료제는 ADHD 환자가 아닌 일반 아동·청소년이 약을 오남용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임 교수는 "약 복용 시 식욕 저하로 키나 몸무게 등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두통, 불면증 등의 증상을 일으킬수도 있다"며 "일반 학생들이 ADHD 치료제를 복용했을 때 학습 능력이 좋아진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없으므로 약에 맹목적으로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하루 루틴을 지켜가면서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적절한 운동, 가족과의 의사소통 시간을 늘려나가는 게 인지력, 학습 능력 향상에 더욱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식약처는 지난해 9월부터 의약품의 치료외 목적 처방을 금지하는 고시에 ADHD 치료제를 포함시키고, 오남용이 의심되는 의료기관에 대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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