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영덕 강구항에 때 아닌 대형 참치떼 잡혀…경북 동해안에서는 첫 사례

150kg에 육박하는 참치 65마리 위판…쿼터제에 묶인 어민들은 "기대반, 걱정반"

경북 영덕 강구에서 무게 150k에 달하는 대형 참치가 잡혀 위판을 위해 옮겨지고 있다. 최우형 파랑스튜디오 대표 제공
경북 영덕 강구에서 무게 150k에 달하는 대형 참치가 잡혀 위판을 위해 옮겨지고 있다. 최우형 파랑스튜디오 대표 제공

경북 영덕에서 무게 130~160㎏에 달하는 참다랑어(참치) 65마리가 한꺼번에 잡혀 화제다. 경북동해안 해안에서 이 같이 한꺼번에 많은 참치가 잡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일 영덕군에 따르면 전날 오전 영덕 강구면 삼사리 앞바다에서 정치망 어장 그물에 길이 1~1.5m 무게 150여㎏에 달하는 참다랑어 65마리가 무더기로 잡혔다.

이 참다랑어는 영덕 강구수협에서 kg당 1만4천만원에 위판돼 어민들의 주머니를 풍요롭게 했다.

통상적으로 영덕 앞바다에서 잡히는 참다랑어 대부분은 10㎏ 안팎의 소형인 데다, 간혹 200㎏가까운 대형이 잡혀도 1~2마리여서, 이번 대형 참다랑어 집단 어획은 매우 이례적이다.

강구수협 측은 "고등어나 정어리 등 참치가 먹이로 선호하는 어종이 기후변화로 동해안으로 빠르게 유입되면서 이를 따라 참치 떼가 찾은 것 같다"면서 앞으로 이와 같은 일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경북 영덕 강구에서 무게 130~160k에 달하는 참치 65마리가 무더리로 잡혀 kg당 1천400원에 위판됐다. 최우형 파랑스튜디오 대표 제공
경북 영덕 강구에서 무게 130~160k에 달하는 참치 65마리가 무더리로 잡혀 kg당 1천400원에 위판됐다. 최우형 파랑스튜디오 대표 제공

어민들은 이번 참치 떼 출현을 반겼지만 영덕군이 올해 확보한 참다랑어 쿼터양이 35톤(t)에 불과해 앞으로 참치가 더 잡히면 폐기해야 할 처지다.

우리나라는 국제협약에 의해 참치 어획량이 정해져 있는데, 이를 어길 시 수산업법에 따라 2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어서다.

영덕군은 점진적으로 쿼터양 확대를 요구할 계획이지만, 현재 잡히는 참치 어획량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이 시급할 실정이다.

정치망 어선을 운영하고 있는 어민들은 쿼터양 제한 법률을 지키기 쉽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어민은 "그물을 끌어올려야 어획물을 확인할 수 있기에 참치를 선별해 잡기 어렵고, 참치가 잡혔다 하면 그물을 망치기 일쑤여서 손실 때문에라도 폐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영덕군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인한 어종 변화가 빨라지고 있는 탓에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국제적 협력과 함께 국내 수산업의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참다랑어 한국 쿼터양 확대와 더불어 부산을 중심으로 한 대형선망에 편중된 쿼터 조정 및 혼획된 참다랑어 위판허용 등에 대한 논의가 조속히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지난 2월에도 영덕군 앞바다에서 길이 1.6m, 무게 314kg에 달하는 참다랑어 한 마리가 잡혀 1천5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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