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대구경북 혁신기업] 김재훈 투엔 대표 "온도차 활용한 수질정화 기술 상용화"

염폐수 줄이고 맑은 물 확보, 환경 살리고 제조 비용 절감
태양광 활용 담수 기술 개발…초소수성 유수분리도 박차
작년 중기부 딥테크에 선정…산업부 장관상도 수상 쾌거

친환경 기술을 개발·상용화하는 스타트업 투엔을 이끄는 김재훈 대표가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친환경 기술을 개발·상용화하는 스타트업 투엔을 이끄는 김재훈 대표가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차세대 기술 상용화로 환경 보호는 물론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우태 기자

탄소중립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현을 위한 환경기술 개발이 활발하다. 자연 훼손 요인을 최소화하는 환경기술은 경제와 산업 전환, 에너지 안보 등 폭넓은 분야에 활용이 가능하다. 생태계를 보호하는 것을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촉진하는 원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북테크노파크 첨단메디컬융합섬유센터 입주기업인 '투엔'(TWO-N)은 막 증류(Membrane Distillation, MD) 기술 개발로 지역산업 발전은 물론 환경 보호에 기여하고 있다. 투엔은 유수 분리, 폐수 정제, 수전해 기술 등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친환경 기술 개발과 상용화

투엔은 저온 막 증류 현상을 활용한 차세대 수질정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에너지 소모 및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제조 비용을 절감해야 하는 제조업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상용화를 진행하고 있다.

김재훈 투엔 대표는 "기존 수질정화·담수화 기술은 에너지 효율이나 설비 비용 등에서 한계점이 분명했다. 온도 차를 활용한 차세대 기술을 개발해 더 높은 농축율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염폐수는 줄이고 깨끗한 물을 더 많이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투엔은 관련 기술을 하천 수질개선과 해수담수화를 넘어 배터리, 석유화학 산업 등에 적용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내년 CES에는 태양광을 활용해 깨끗한 물을 확보할 수 있는 담수화 장비를 선보일 계획이다.

초소수성(섞이지 않는 성질) 유수분리 기술도 활용 폭을 넓히고 있다. 유류 속 미세한 수분을 제거해 이로 인한 부작용을 방지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기름 속에 수분이 미세하게 박혀 있는데 이는 설비 부식이나 엔진 성능 저하의 원인이 된다. 기존 여과지 필터 혹은 원심분리기 방식은 수분을 완전히 제거하기 힘들고 시간과 비용 소모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 자사가 개발한 기술을 적용하면 정제효과를 높일 수 있다. 지난해 육군종합군수학교와 검증을 진행했고 인증서를 획득했다"고 했다.

또 투엔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제조장치 기술 국산화를 수행 중이다. 그는 "폐플라스틱을 이용해 연료를 생산하고 이를 발전기 가동하는 데 사용하는 순환 체계를 만들고 있다. 플라스틱제조 업종과 어업폐기물 처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외에도 아스콘 공장, 식당 등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인 벤조피렌 저감 장치도 개발하고 있다. 벤조피렌이 발암물질로 확인되면서 관련 규정이 마련됐으나 아직 저감장치는 확산되지 않은 상황에 성능이 높은 제품을 개발해 실증·보급에 나설 예정이다.

친환경 기술을 개발·상용화하는 스타트업 투엔을 이끄는 김재훈 대표가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친환경 기술을 개발·상용화하는 스타트업 투엔을 이끄는 김재훈 대표가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차세대 기술 상용화로 환경 보호는 물론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우태 기자

◆딥테크 스타트업의 도약

지난 2021년 포항지식산업센터에서 연구소 기업으로 출발한 투엔은 단기간에 높은 성과를 이뤘다. 국내외 대기업과 협업을 추진하는 한편 정부 연구개발 과제를 수주했다. 지난해에는 경북 기업 최초로 중소벤처기업부 딥테크 팁스에 최종 선정됐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도 수상했다.

반도체 장비 연구원으로 다년간 근무한 김 대표는 화학 분야와 교류하며 신기술의 가능성을 체감했다. 그는 "분리·정제 기술이 여러 방면에서 이점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섞여 있을 때는 가치가 없고 폐기물에 불과한 물질이지만 분리가 이뤄지면 자원으로 새로운 가치를 지니게 된다. 이는 우리 투엔이 현재 하고 있는 사업과 연결된다"고 말했다.

초창기 어려움도 적지 않았지만 기업 지원기관과 협력하는 과정에서 안정을 찾았다.

김 대표는 "모든 스타트업이 마찬가지겠지만 초반에는 자금 부족과 기술 미성숙에 따른 고충도 겪었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의 도움이 컸다. 처음부터 경제자유구역에 터를 잡았고 이전 후에도 마찬가지다. 경북테크노파크, 포항테크노파크 등 다양한 기관과의 연계가 지금의 성과를 만들었다. 지역 기반 기업도 글로벌 시장에서 이름을 높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인력 충원 문제에 대해 그는 "결국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성실하고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꾸준히 무언가를 해왔던 구성원들이 힘을 보태고 있다. 입사하면 숙소를 제공하고 석사 과정을 밟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회사의 주인은 내가 아닌 직원들이다.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도 자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투엔은 매년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CES를 비롯해 독일 인터배터리, 일본 N엑스포, 두바이 자이텍스 등 글로벌 유망 전시회에 참여하며 세계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대표는 "그동안 기술 개발에 열중했다면 이제 실제 적용을 통해 매출을 늘려야 하는 시점이 됐다. 하반기에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뛰려고 한다"면서 "작은 기술이지만, 깨끗한 환경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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