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2천억 달러+α 투자' 걷어찬 미국…한미 관세 협상 입장 차만 확인

한국 거듭 협상안 가다듬었지만, 러트닉 "모든 것 가져와야" 협상 결렬
31일 구윤철-베선트 재무장관 면담, 최종안 합의 여부 주목

한-미 통상협의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협의에 앞서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통상협의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협의에 앞서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양국이 연일 무역협상에 나서고 있으나, 대미 투자 규모를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최선의, 최종안을 가져오라"고 압박하자, 정부는 협상 카드를 두고 고심하는 모양새다.

30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한미 양측은 대미 투자 규모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 도착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시간가량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을 만나 협의를 벌였다.

앞서 러트닉 장관은 영국 스코틀랜드로 찾아온 한국 당국자들에게 "최선의, 최종적인 무역 협상안", "모든 것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은 협상 초기에 1천억달러(138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제시했고 이후 2천억달러(276조원) 이상으로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농산물 분야를 포함한 수정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협상은 타결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4천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요구하는 한편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 과일 수입, 정밀지도 반출 등 미국 측이 요구해 온 비관세장벽 해소 문제 해소 등도 협상테이블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미국 시장에 수출 경쟁국인 일본과 유럽연합(EU) 등이 미국과 무역협상으로 기존 관세율(일본 25%, EU 30%)을 크게 낮춰 15%에 합의한 만큼, 최소한 15% 관세율 확보를 목표로 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유럽연합(EU)나 일본에 비해 경제 규모가 작은 한국 입장에서, 이들이 미국에 약속한 EU 7천500억달러(1천40조원), 일본 5천500억달러에 비등한 투자는 정부 내에서도 현실적으로 감내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수준이라는 말이 나온다.

협상단은 이날 협의를 바탕으로 본국과 협상안을 수정한 뒤 러트닉 장관과 추가 협의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구 부총리는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면담할 예정이다. 구 부총리와 베선트 장관의 회담은 그간 이어온 양국 통상 논의를 조율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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