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에서 저물다〉
강 넘어 안갯속
고개 숙인 물버들이
빗속에서 어깨를 웅크리고 있다
그 뒤로 멀리 보이는
도시의 한 모퉁이
자욱한 운무 속에 잠기어 있고
거기 두고 온 나의 뒷모습
더욱 멀어서 가물거리고
강물 가운데 떠 있는
산발한 풀섬 하나
소리 없는 강의 신음을
온몸으로 물에다 새기고 있다
다시 빗줄기가 굵어진다
나도 강을 건너
안갯속으로 들어갈 시간인가
웅크린 물버들
유령 같은 도시의 끝자락
물에 뜬 풀섬
모두가 강처럼 저물어 가는데
<시작 노트>
비 내리는 성주 선원리에서 낙동강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몇 시간이 지났을까, 강의 신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또 얼마나 시간이 지났나. 가슴 속에 박혔던 가시 하나가 혈관을 따라 온몸을 도는 것을 느꼈다. 저무는 강처럼 나도 강 건너 안갯속으로 들어가야 할 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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