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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꿈꾸는 시] 백지 '여름 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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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출생, 2023년 '애지' 등단
대구 시인협회·문인협회 회원, 다락헌 동인

백지 시인의
백지 시인의 '여름 울음' 관련 이미지

〈여름 울음〉

방충망에 매미 한 마리 붙어 운다

말복 지나고 처서 지나고

한차례 소나기 지나간 오후

목청껏 울면

죽은 엄마가 돌아올 것만 같아서

나도 저렇게 운 적이 있다

언니는 신던 스타킹을 내 입속에 쑤셔 넣었고

그럴수록 나는 더 악다구니를 쓰며 울었다

매미도 알았을까

울음도 숨 고르기가 필요하다는 걸

매미 소리 잦아들면

나도 꺽꺽 울다가 잠이 들었다

언니에게서 엄마 젖 냄새가 났다

자고 나니

방충망에 매달려 울던 매미는 없고

시든 울음만 허물처럼 붙어 말라가는 오후

여름에도 발목이 시리다는 엄마가

절룩절룩

울음을 끌고 가고 있다

백지 시인
백지 시인

<시작 노트>

여름을 오래도록 붙들고 싶었을까? 매미 한 마리가 방충망에 붙어 울고 있었다. 자지러지게 울다가 잠시 쉬어가는 울음. 어떤 울음은 숨 고르기가 필요하다. 매미가 보였다가 엄마가 보였다가 모두 사라지고 울음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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