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울음〉
방충망에 매미 한 마리 붙어 운다
말복 지나고 처서 지나고
한차례 소나기 지나간 오후
목청껏 울면
죽은 엄마가 돌아올 것만 같아서
나도 저렇게 운 적이 있다
언니는 신던 스타킹을 내 입속에 쑤셔 넣었고
그럴수록 나는 더 악다구니를 쓰며 울었다
매미도 알았을까
울음도 숨 고르기가 필요하다는 걸
매미 소리 잦아들면
나도 꺽꺽 울다가 잠이 들었다
언니에게서 엄마 젖 냄새가 났다
자고 나니
방충망에 매달려 울던 매미는 없고
시든 울음만 허물처럼 붙어 말라가는 오후
여름에도 발목이 시리다는 엄마가
절룩절룩
울음을 끌고 가고 있다

<시작 노트>
여름을 오래도록 붙들고 싶었을까? 매미 한 마리가 방충망에 붙어 울고 있었다. 자지러지게 울다가 잠시 쉬어가는 울음. 어떤 울음은 숨 고르기가 필요하다. 매미가 보였다가 엄마가 보였다가 모두 사라지고 울음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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