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프로야구 전망대] 삼성 라이온즈, 신발끈부터 다시 묶을 때

삼성은 이번 주 난적 SSG, KT와 승부
느슨한 플레이에 정신 자세 지적 나와

삼성 라이온즈의 박진만 감독.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박진만 감독. 삼성 제공

발걸음이 무겁다. 프로야구 순위 싸움은 한창 치열한데 삼성 라이온즈의 움직임에선 활력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부상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탓도 있지만 정신적으로 느슨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기일전할 때다.

삼성은 5연패에 빠지며 8위로 처졌다. 이번 주 일정도 쉽지 않다. 원정 6연전이다. 게다가 SSG 랜더스, KT 위즈가 상대. 유독 삼성이 까다로워 하는 팀들이다. 두 팀 모두 마운드가 강한 게 장점. 지난 주말처럼 방망이가 계속 헛돌면 이들과 승부하기 어려워진다.

반가운 소식도 있다. 부상으로 이탈했던 왼손 선발투수 이승현이 복귀한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6일에는 선발 등판할 수 있을 것"이라며 "투구 수도 따로 제한하지 않겠다. 구위가 떨어지면 바꿀 것"이라고 했다. 적응을 거치는 게 아니라 정상 등판이란 얘기다.

그래도 아직 돌아와야 할 선수가 남았다. 베테랑 불펜 백정현, 공격 선봉 김지찬이 그들. 6월초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백정현은 아직 복귀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 김지찬이 다리 부상으로 빠진 뒤 삼성은 1번 타자 자리를 여러 선수에게 번갈아 맡기는 형편이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경기를 승리로 이끈 뒤 마운드에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경기를 승리로 이끈 뒤 마운드에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삼성 제공

부상 선수 복귀보다 더 급한 게 있다. 선수단 분위기를 다잡는 문제다. '플레이가 느슨하다', '승리를 향한 의지가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시즌과 올 시즌 도중 코치진이 물갈이 된 뒤 박진만 감독을 중심으로 잘 뭉치고 있는 게 맞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면 힘, 의지가 한데 모이기 어렵다. 선수들이라고 이런 분위기를 모를 리 없다. 대놓고 입에 올리지 않을 뿐. 함께 난관을 함께 뚫고 나가겠다는 투지가 생기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참고 뛸 만한 부상에도 출전을 고사하게 된다. 제 몸이 우선이라 생각하게 된다.

그런 와중에 최근 구단 내 한 베테랑이 새 에이전시(연봉 협상과 이적 등 업무를 대신하는 곳)와 계약, 입길에 올랐다. 여기다 난데없이 올 시즌 후 다른 구단의 손을 잡을 거란 얘기도 나왔다. 팀 분위기를 생각하면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이를 두고 몸값을 올리기 위한 에이전시의 '언론 플레이'란 지적도 있다. 베테랑은 몸값을 생각해 진행한 일이 아니라 했다. 하지만 오해를 받을 만한 상황이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 했다. 일은 조용히 처리했어야 했다.

삼성 라이온즈 팬들이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를 찾아 응원에 열을 올리는 모습.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 팬들이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를 찾아 응원에 열을 올리는 모습. 삼성 제공

경험이 많은 만큼 베테랑들은 대부분 눈치도 빠르다. 베테랑이 각자도생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플레이에서 느슨함이 묻어 나온다. 홀로 그럴 순 있다. 노후 대비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팀 내에 전염병처럼 번지는 게 문제. 팀이 그대로 주저앉을 수도 있다.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시즌 41번째 매진을 기록했다. 선수가 마운드와 타석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무더위 속에서도 응원하는 팬들로 가득하다. 그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이렇게 끝낼 일이 아니다. 아직 반격을 노릴 시간이 있다.

삼성과 4위 SSG는 3.5경기 차. 6위 KT와는 2경기밖에 차이가 나질 않는다. 다만 더 밀리면 따라붙기 어렵다. 이번 주가 위기이자 기회란 얘기다. 신발끈부터 제대로 매는 게 먼저다. 기량이 좋아도, 경험이 많아도 절실하지 않은 선수는 감독도 기용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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