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악 관세 피한 한국, '반기업 입법'에 더 큰 위기 맞나

민주당 쟁점 법안 처리 강행에 기업들 커지는 비명
노란봉투법·상법 개정안에 '법인세 인상' 세제 개편까지
세제 개편 실망 코스피 하락, 동학 개미들 반대 국민 청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삼성전자 제공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삼성전자 제공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됐지만 한국 경제가 더 큰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노란봉투법과 추가 상법 개정, 세제 개편 추진 등 '반기업' 입법이 관세 협상에 기여한 기업을 죽일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앞둔 3일 더불어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 관문까지 여당 주도로 통과시킨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상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들을 처리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여당은 노란봉투법이 노사관계에 미칠 긍정적 효과를 강조하며 여론전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달 31일 이례적으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잦고 과격한 쟁의행위로 우리 노사관계의 안정을 해치고 산업 생태계를 뿌리째 흔들어 미래세대의 일자리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수백 개의 하청 노조가 교섭을 요구하면 산업 현장은 극도의 혼란 상태에 빠질 것"이라며 "하청 노조 파업이 빈번하게 발생하면 원청은 협력업체와 거래를 단절하거나 해외로 사업체를 이전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강화된 상법 개정은 경영권 침해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앞서 1차 상법 개정 때 강화된 합산 3% 룰에 따라 1대 주주는 본인과 친인척 지분을 합해 3%까지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최대 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는 이사 수는 2, 3명으로 줄어든다.

새 정부의 첫 세제 개편에 대한 논란도 확산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법인세 세율을 모든 과세표준 구간에 걸쳐 1%포인트(p)씩 일괄 인상하고, 주식 종목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대주주에게 양도소득세를 매기는 등의 내용을 담은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세제 개편에 대한 실망감으로 증권시장이 급락했다. 가장 최근 거래일인 1일 기준 코스피는 전주 대비 76.64포인트(-2.40%) 내린 3,119.41로 한 주 거래를 마감했다.

여당에 지지를 보내던 개인투자자들 사이에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는 '대주주 양도소득세 하향 반대에 관한 청원'이 게재됐고 이날 오후 9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세제 개편을 두고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김병기 원내대표가 세제 개편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자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미 관세 협정으로 자유무역협정(FTA) 수혜가 사라진 상황에 내부적으로 기업을 하기 힘든 환경을 만들고 있으니 걱정이 크다. 기업이 무너지면 경제의 근본이 흔들릴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경영계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속도 조절을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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