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일중 농업협력 '새 출발'…공동성명서 구체적 실행과제 명시

수석수의관 협의체 정례화 약속
청년농업인 교류사업 확대 추진

농림축산식품부는 11일 인천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과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일본 농림수산성 대신, 한쥔(韓俊) 중국 농업농촌부 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는 11일 인천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과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일본 농림수산성 대신, 한쥔(韓俊) 중국 농업농촌부 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제4차 한일중 농업장관회의'를 개최했다. 사진은 3국 농업장관이 회의를 마치고 공동선언 내용을 브리핑하는 모습. 왼쪽부터 고이즈미 신지로 대신, 송미령 장관, 한쥔 부장. 2025.8.11. 홍준표 기자

7년 만에 재개된 제4차 한일중 농업장관회의에서 3국이 채택한 공동성명은 단순한 선언적 의미를 넘어 구체적인 실행과제를 담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1일 인천에서 열린 회의 결과 발표된 공동성명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분야별로 구체적 실행 방안을 제시한 점이다. 먼저 식량안보 분야에서는 국제 곡물시장 불안정과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 공급 위험을 인식하고, 식량자금을 제고와 비축제도 강화를 강조했다. 특히 전날 인천에서 열린 제10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식량안보장관회의에서 논의된 '지속가능하고 회복력 있는 농식품 시스템 구축과 민관협력의 중요성'을 공유한다고 밝혔다.

동물질병 대응에서는 구제역(FMD),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초국경 동물질병 확산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축산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3국이 수석수의관(CVO) 회의를 정례화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구체적이다. 이를 통해 각국의 방역 조치를 신속히 공유하고 조기경보체계 구축, 공동연구, 방역기술 공유, 국제 워크숍 등을 함께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지속가능한 농업 분야에서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지속가능한 농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저탄소 농법 및 재생에너지 활용 사례를 공유하기로 했다. 특히 논물관리, 저메탄 사료, 영농형 태양광 등 관련 정책 교류와 공동연구를 확대하기로 한 점이 눈에 띈다.

농촌 활성화 분야에서는 농촌 인구감소와 초고령화로 인한 지역소멸 위기를 3국 공통의 과제로 인식하고, 각국의 농촌정책을 공유하며 여건에 맞는 우수사례 발굴·확산과 다층적 정부 간 정책 교류를 추진하기로 했다.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 협력에서는 기후변화 및 도시화로 위험받는 농업유산의 가치를 보전하기 위해 정책 및 연구성과, 보전방법 등에 대한 정보를 정기적으로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특히 자치단체 및 민간단체 간 교류·공동사업을 통한 관광자원화, 교육 콘텐츠 개발, 지역브랜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다음 달 제주에서 열릴 예정인 제9차 동아시아 농업유산 국제학술대회(ERAHS) 계기 정부 간 실무회의 및 공동전문가 회의를 추진하기로 하는 등 구체적 일정까지 제시했다.

글로벌 협력에서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APEC, G20 등 국제 및 지역 차원에서 협력 필요성을 재확인하고 식량안보, 가축 질병철별 대응, 기후변화 및 식량 관련 자원관리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APEC 식량안보정책파트너십(PPFS) 협력체제를 활용해 농업 분야 공동과제를 발굴하고, 정책정보 공유 및 기후변화 대응 기술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해법을 모색한 이번 회의는 단순한 회의를 넘어서 새로운 협력의 출발점"이라며 "앞으로 한일중 3국이 함께 만들어 갈 지속 가능한 아시아 농업의 미래를 기대한다. 농업을 통해 사람과 자연, 세대와 세대를 잇는 더 넓은 협력의 길을 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쥔 중국 농업농촌부 부장은 "일방주의, 보호무역주의가 대두하고,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3국의 협력은 3국 이익에 부합한다"면서 "이번 회의의 성과는 공동선언에 담겨있다. 동북아 3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웃이고 운명의 동반자이다. 상생의 미래는 우리에게 필연적인 만큼 함께 손을 잡고 이번 회의의 성과 이뤄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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