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DI, 올해 경제성장률 0.8% 전망 유지

건설투자 부진·미국발 통상갈등 우려
증권사들 1%대 상향과 온도차 뚜렷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경제전망 수정 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 2025.8.12. KDI 제공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경제전망 수정 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 2025.8.12. KDI 제공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로 유지했다. 3개월 전 발표한 전망치와 같은 수준이다.

최근 소비 회복 조짐과 함께 민간에서 1%대 상향 조정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KDI는 여전히 0%대 성장률을 제시했다. 극심한 건설업 부진과 미국발 통상 갈등 심화 우려 때문이다.

KDI는 12일 발표한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보다 0.8%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5월 제시한 전망치와 같은 수치다.

KDI의 이번 전망은 삼성증권(1.1%) 등 국내 주요 증권사와 외국 주요 투자은행이 올해 2분기 GDP 성장세를 토대로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1%대로 상향 조정한 것과 대조적이다.

KDI는 0%대 성장률 전망을 유지한 배경으로 '건설투자 부진'을 꼽았다. 부동산 시장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지연과 대출 규제 강화, 최근 건설 현장의 안전사고 여파 등으로 건설투자 회복이 지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KDI는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을 마이너스 8.1%로 제시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최근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공사가 중단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반영해서 건설투자 전망을 큰 폭으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의 대한국 관세 부과와 글로벌 통상 갈등 격화도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지목됐다. KDI는 올해 하반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 우리 경제에 부담 요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KDI는 올해 한국의 연간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지난해(6.8%)보다 크게 둔화한 2.1%로 제시했다. KDI는 "관세 인상의 부정적 영향이 올해 하반기 이후 본격화하면서 상품수출은 올해와 내년에 각각 1.2%, 0.2% 정도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반면 일부 부문에서는 긍정적 신호도 나타났다. 설비투자는 대외 불확실성에도 금리 하락세와 반도체 경기 영향으로 기존 전망과 유사한 1.8%의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민간소비는 소비쿠폰 등 소비 부양책과 낮은 금리 영향으로 하반기부터 부진이 완화돼 올해 1.3%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기존 전망보다 0.2%포인트(p) 상향 조정된 수치다.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2.0%로 제시됐다. 지난 5월 전망보다 0.3%p 높아졌지만 지난해(2.3%)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KDI는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1.6%로 전망했다. 3개월 전 전망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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