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직후 대구에서 건국 열망과 한글의 우수성을 담은 시가 세상에 처음 드러났다. 문학평론가가 발굴한 이 시는 광복 이후의 시대 정신과 민족 정체성 회복 의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 특히 건국의 중요성과 한글 보급 의미를 지역사회에 전달한 귀중한 기록물이다.
정영진(88) 문학평론가는 광복 직후 '대구일일신문'에 발표된 이응창(1906~1973) 문학가의 시 '건국행진곡'과 '한글노래'를 발굴했다고 14일 밝혔다. 두 작품은 해방의 기쁨과 함께 건국의 의지, 민족 정체성의 회복 의지를 담아 지역사회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건국행진곡'은 "좋은 나라, 정의의 나라, 희망의 나라"를 건설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단군의 뜻을 이어받아 용기와 단결로 나라를 세우자는 메시지를 전하며, 청년들의 힘을 모아 건국의 이상을 실현하자는 호소를 담았다.
"창공에 나부끼는 태극 깃발"로 시작해 새로운 국가의 광명을 노래하고, 재주와 든든한 바탕 위에 성장하는 나라, 정의를 위해 힘을 합하는 나라를 묘사했다.
정영진 평론가는 "나라의 장래에 대한 희망과 꿈을 담은 시"라고 평가하며 "단순한 문학 작품이 아니라 건국의 중요성을 알리고 당시 시민들에게 자극과 용기를 준 기록"이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광복 직후인 1945년 9월 10일, 일본어판 신문이 여전히 발행되던 시기에 대구의 신문에 한글(한자 혼용)로 실렸다. 당시 대구의 인구는 약 30만 명으로, 시가 실린 대구일일신문은 경북 일대까지 보급돼 지역민의 건국 의지를 고취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역적 특수성과 시기의 희소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글노래'(1945년 9월 2일 자)는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의 우수성을 찬양하고, 읽고 쓰기 쉬운 우리 글의 장점을 기리는 내용이다. 둘러앉아 함께 읽고 쓰며, 세계적으로 좋은 글이라는 점을 노래했다. 이는 일제 강점기 창씨개명과 일본어 교육으로 억눌렸던 한글을 되찾아, 해방 이후 민족 정체성을 회복하고 나라 재건에 이바지하자는 의지를 반영한다.
당시 해방 직후의 한글 사용 확산은 "나라에 보탬이 되자"라는 의지로 해석되며, 한글 보급이 국가 발전의 토대였음을 강조하고 있다.
대구의 독립운동가 이시영(1882~1919)의 외아들인 이응창 문학가는 일제시대에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한글 교육에 깊은 애정을 가졌다. 광복 이후에는 대구아동문학회를 창립하는 등 아동문학 활성화와 글짓기 장려 등에 매진했다.
정영진 문학평론가는 "이응창 선생의 '건국행진곡'과 '한글노래'는 광복 후 새로운 나라 건국에 대한 의지와 희망을 잘 담고 있다"며 "당대 시민과 청년들에게 건국에 매진할 용기와 자부심을 심어준 역사적 기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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