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국운을 건 담판이었던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은 대과(大過) 없이 마무리 됐다.
26일 오전 1시 42분부터 시작된 양국 정상의 회담은 약 2시간 20분 동안 진행됐다. '전반전'은 백악관 오벌오피스(집무실)에서 약 54분 동안 언론에 공개된 상태 이뤄졌고 '후반전'은 비공개로 캐비닛룸에서 확대 회담을 가진 뒤 업무오찬까지 함께 하면서 오전 4시 1분까지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전 세계를 상대로 예외 없이 '자국 우선주의'를 관철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파상공세를 누그러뜨렸고 양국정상의 대면 중 트럼프 대통령의 자극적인 언행이나 돌발적인 추가 요구도 없었다.
예상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중국 방문길에 함께 가자고 이 대통령에게 농담을 건네는가 하면 이 대통령의 팔을 툭 치는 장난스러운 행동도 보이는 등 회담 내내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이에 외교가에서는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였던 라포르(rapport, 친밀감) 형성에 성공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향후 트럼프 정부 임기 내내 미국이 관세 무기화 전략을 앞세울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정상이 돈독한 관계를 맺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는데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정권자 간 담판 방식의 의사결정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말이 통하는 사이가 될 경우 ▷한미동맹 현대화 ▷통상협상 후속조치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조선업 협업 등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정리하고자 했던 주제들을 한결 쉽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가 잘 풀리자 이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 달라"며 "김정은 위원장과도 만나고 북한에 트럼프 월드도 하나 지어서 저도 골프 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슬기로운 제안"이라며 즉각 호응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오는 가을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하면서 가능하다면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과의 회동도 하자고 제안해 경주 APEC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이날 회담 후 진행된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강연에서 '혹자는 한국이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고 경제적 실익은 다른 곳에서 취한다는 의문을 제기한다'는 질문이 나오자 "한국은 과거처럼 '안미경중'(安美經中)을 취할 수 없는 상태"라고 답했다.
한편 야당은 국내 기업들의 대규모 미국 투자를 지렛대로 한 회담 결과 치고는 너무 성과가 초라하다면서 새 정부의 첫 정상외교가 '빈손 외교'로 귀결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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