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교 전문가가 본 한미정상회담은?…"현안에 대한 진전 없어"

김건 "불확실성과 부담이 크게 남은 협의"
5가지로 나눠 한미정상회담 분석해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결과 평가 긴급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건 의원실 제공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한미정상회담을 두고 "불확실성과 부담이 크게 남은 협의"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한국이 이번 회담에서 신경 써야 할 5가지 쟁점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보고 안도하시는 국민이 참 많은 것 같다. 다행히 정상회담이 별탈 없이 진행되어 안도감을 느끼시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지만 이는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 정작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의 삶과 직결된 여러 현안에 대한 진전인데, 이게 별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김 의원은 5가지 분야로 나눠 이번 회담을 분석했다.

먼저 경제·통상 분야에선 관세협상 당시 3천500억 달러 규모에 이어 1천500억 달러 규모의 직접 투자가 추가로 발표된 것을 두고 "결국 총 5천억 달러 부담이 확인된 셈인데 이를 두 번에 나눠 발표하면서 국민이 우리 기업들의 실제 부담을 온전히 인식하지 못하게 했다. 마치 잘못된 기업의 분식회계처럼 관세협상 결과를 '분식외교'한 것처럼 느껴진다"며 "그렇다면 이번에 최혜국 대우나 농산물 수입 개방, 3천500억 불의 성격 등 양측의 해석이 다르거나 분명치 않은 부분 중에 한두 개만이라도 정리되는 계기가 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동맹 현대화의경우 "대통령은 CSIS 연설에서 국방비 증액 의지를 직접 밝혔다. 그런데 국방비를 몇 퍼센트(%) 증액할 것이라는 말은 없어 방위비인지, 순수 국방비인지, 나토식으로 사회 인프라도 포함되는 것인지 아무런 설명이 없어 오리무중"이라며 "안보실장은 '구체적 문구는 조정 중'이라고 설명한 것을 보면 정작 정상회담에서는 합의된 바가 없다는 뜻이다. 국방비 증액과 미국산 무기 구매 압박은 기정사실화되지만, 우리의 부담이 합리적인지는 알 길이 없다"고 했다.

이어 "세 번째로는 미국의 새로운 요구가 있었다. 주한미군 기지 토지 소유권, 알래스카 LNG 합작 투자, 미국산 무기 대량 구매 문제"라며 "이러한 새로운 요구들이 빌미가 되어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내 끌려다니면서 우리의 안보가 약화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북한 문제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그는 "한미 정상은 APEC 계기 남북미 3자 회담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대화에 방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서 대화뿐만 아니라 대화로 갈 때까지 한미가 강력한 억제력으로 북한의 도발을 용납지 않는다는 메시지도 함께 나왔어야 한다고 본다"며 "이 시간에도 처참한 인권 상황에 직면한 북한 동포들의 고난에 대해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하는 메시지가 나왔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한국의 교회 압수수색 문제를 거론하며 '한국답지 않다'고 지적한 것은 뼈 있는 말이다. 이는 단순한 발언이 아니라 국제무대에서 우리의 내정 문제가 거론된 사건"이라며 "국회에서 일방적으로 통과된 3특검의 경쟁적 수사 행태가 제3자의 시선에서 볼 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는 것으로 비쳐지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제 중요한 것은 후속 조치다. 정상회담 이후 딴소리를 해서 우리 말의 무게를 떨어뜨리는 일은 절대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냉정하고 치밀한 전략으로 후속 협상과 조치를 해 국익을 지켜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 정상회담은 우리에게 무겁고 불리한 전환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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