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라이온즈의 '거침 없는' 질주, 중위권 판도 혼전

삼성, 5연승으로 포스트시즌 진출 가시권
구자욱·디아즈, 불방망이로 상승세 견인
27일까지 10경기에서 8승 1무 1패 맹위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승리로 이끈 뒤 마운드에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승리로 이끈 뒤 마운드에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가 프로야구 순위 판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는 중이다. 5연승을 달리며 앞서 있던 경쟁자들을 바짝 추격, 누구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

삼성은 27일 서울 잠실에서 두산 베어스를 14대1로 대파, 5연승을 질주했다. '홈런 군단'답게 대포 3방과 함께 13안타를 몰아쳤다. 선발투수 헤르손 가라비토도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삼성에 밀린 두산은 5연패 수렁에 빠졌다.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 삼성 제공

공격의 핵 구자욱은 맹위를 떨쳤다. 홈런 2개로 6타점을 쓸어담았다. 1회초 선제 솔로 홈런에 이어 4회초 2사 만루 기회에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다리가 불편해 수비에 나서지 못한 상태. 하지만 홈런을 날린 덕분에 빨리 뛸 필요도 없었다.

구자욱은 팀과 함께 비상 중이다. 27일 경기를 포함해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436, 12타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주장답게 선수단 분위기도 챙긴다. 그는 "야구는 분위기가 50% 이상이다. 분위기를 항상 좋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르윈 디아즈.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르윈 디아즈. 삼성 제공

르윈 디아즈의 방망이에도 불이 붙은 모양새.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49 5홈런 16타점을 기록했다. 27일엔 4회초 구자욱에 이어 타석에 들어서 연속 타자 홈런을 쏘아올렸다. 다만 구자욱이 앞서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는 바람에 타점은 1점뿐이었다.

디아즈는 외국인 선수 최초로 단일 시즌 50홈런에도 도전한다. 27일 홈런은 시즌 42호. 외국인 선수 중 한 시즌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린 건 2015년 삼성에서 뛴 야마이코 나바로(48개)다. 이미 홈런왕 자리는 예약했다. 2위 패트릭 위즈덤(30개·KIA 타이거즈)과 12개 차다.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이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4회초 만루 홈런을 터뜨린 뒤 홈으로 들어오자 앞서 홈을 밟은 주자들이 반기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이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4회초 만루 홈런을 터뜨린 뒤 홈으로 들어오자 앞서 홈을 밟은 주자들이 반기고 있다. 삼성 제공

박진만 감독도 연승 행진을 반겼다. 그는 "우린 타선의 힘으로 이기는 경기가 많았다. 지금 타선이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선발투수진도 잘 운영되고 있다"며 "불펜도 이전보다 좋아졌다. 김재윤이 9회 버텨주고 이승민이 잘 던져 불펜 운영에 좀 더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삼성 탓에 중위권 팀들은 비상이 걸렸다. 삼성이 약진, 순위표를 휘저어버렸다. 얼마 전까지 5연패를 당하며 '가을 야구'가 물 건너 간 듯했던 팀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다. 2위 한화 이글스(27일 기준 삼성과 10경기 차) 밑으로는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르윈 디아즈가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4회초 구자욱에 이어 연속 타자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르윈 디아즈가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4회초 구자욱에 이어 연속 타자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은 7월말부터 두 차례 5연패에 빠졌다.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인 5위 자리에서도 멀어졌다. 순위는 8위까지 떨어졌다. 14일 기준으로 5위였던 KIA 타이거즈와 5경기 차. 남은 경기 수를 고려할 때 좁히기 어려운 격차로 보였다.

하지만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15일 부산에서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가 열리기 전 박진만 감독이 선수들을 불러모았다. 그는 '순위에 신경 쓰지 말고 한 경기 한 경기에 모든 걸 쏟아붓자', '어린 선수들이 많은 만큼 위축되지 않도록 신나고 밝게 하자'고 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박진만 감독이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가 끝난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선수들을 반겨주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박진만 감독이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가 끝난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선수들을 반겨주고 있다. 삼성 제공

이후 삼성의 질주가 시작됐다. 15일 롯데를 10대4로 대파하는 등 10경기에서 8승 1무 1패로 포효했다. 어느새 준플레이오프 직행까지 노려볼 수 있게 됐다. 28일 경기 전까지 3위 SSG 랜더스와 승차는 단 1경기. '여름 사자'란 별명답게 무서운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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