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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걷듯 시를 걷다…이태수 시집 '마음의 길' 출간

이태수 지음/ 문학세계사 펴냄

이태수 시인
'마음의 길' 책 표지.

등단 반세기를 넘어선 이태수 시인이 스물세 번째 시집 '마음의 길'을 펴냈다. 지난 연초 시집 '은파'를 출간한 데 이어 이번 시집에는 '이 풍진세상에서' '달항아리' '겨울 입새에서' '한밤의 눈' 등 78편의 시가 담겼다.

삶의 근원과 의미를 지성적 사유와 감성적 상상으로 탐구해온 저자는 이번 시집에서 '현실적 자아'를 비우고 내려놓음으로써 '본질적 자아'에 도달하는 여정을 보여준다.

시집 제목이자 중심 주제인 '마음의 길'은 결국 '내가 나를 찾아가는 길'이다. 시인은 현실 속의 분주한 자아를 비움으로써 본래의 자아와 마주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대표작 중 하나인 '달항아리'는 시인의 사유를 잘 드러낸다. 그는 순백의 달항아리를 마음속에 들여놓고 싶어 한다. 텅 빈 달항아리를 마음 한가운데 앉히고자 하는 바람은 '비움'의 철학을 통해 무한한 자연을 품고자 하는 소망으로 이어진다. '솔숲길을 걸으며'에서 소나무들의 낮춤에서 깨달음을 얻고 '겨울 입새에서'에서는 비움과 내려놓음을 통해 비로소 본래의 나로 돌아갈 수 있음을 환기한다.

이태수 시인은 197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래 '먼 여로' '유리벽 안팎' '거울이 나를 본다' 등 스물세 권의 시집과 시선집을 펴냈다. 또 '예지와 관용' '현실과 초월' 등 여섯 권의 시론집을 내며 꾸준히 문학적 성찰을 이어왔다.

한국시인협회상, 한국가톨릭문학상, 상화시인상, 천상병시문학상, 동서문학상, 대구시문화상 등을 수상했고, 매일신문 논설주간과 대구한의대 겸임교수,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마음의 길'은 긴 세월 동안 현실과 초월의 경계를 오가며 쌓아온 시인의 사유가 집약된 성과다. 채우는 대신 비움으로써 본질에 다가가려는 태도와 담담한 시선은 독자들에게도 삶을 돌아보게 하는 울림을 남긴다. 144쪽, 1만2천원.

이태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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