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미수출 지난달 -12% '관세 쇼크'…경고등 켜진 韓경제

8월 전체 수출 '사상 최대'에도 미국·중국 시장 동반 하락
與, 노란봉투법·상법개정안 통과로 기업 경영 학과 '이중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한미 양국이 지난달 큰 틀에서 원칙적으로 타결한 무역 합의를 그대로 지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은 지난달 30일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1천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 등을 조건으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상호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미국과 합의했다. 사진은 26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한미 양국이 지난달 큰 틀에서 원칙적으로 타결한 무역 합의를 그대로 지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은 지난달 30일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1천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 등을 조건으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상호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미국과 합의했다. 사진은 26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한국 수출이 반도체와 자동차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대 8월 실적을 올렸지만, 대미(對美) 수출은 관세 충격으로 두자릿수 감소했고 대중(對中) 수출도 줄면서 수출 엔진에 경고등이 켜졌다. 여기에 '노란봉투법'과 '더 센 상법 개정안' 등 기업 경영을 위축하는 규제 입법까지 겹치면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5년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총수출은 58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 증가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26억달러로 5.8% 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도체와 자동차가 수출 성장을 이끌었다. 반도체는 151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27.1% 급증했고, 자동차 역시 전기차·하이브리드차 중심으로 55억달러를 기록해 역대 8월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주요 시장 성적표는 달랐다.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은 110억달러로 2.9% 줄었고, 미국으로의 수출은 87억달러에 그쳐 12%나 급감했다. 특히 대미 수출 부진은 관세 정책이 결정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철강·자동차 등 한국 주요 품목에 잇따라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수출 경쟁력이 약화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도 "미국의 관세 조치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단기 경영 지원, 내수 창출, 시장 다변화, 산업 경쟁력 강화 등 3대 축의 지원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대외 변수만이 아니다. 국내 경영 환경 역시 기업에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달 국회 문턱을 넘은 노란봉투법은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으로, 사용자 범위와 노동쟁의 대상을 확대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 여당은 노동자 권익 보호를 내세웠지만, 재계는 노사 분규 확대와 경영 불확실성 심화를 우려한다.

여기에 더해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에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고 감사위원을 분리 선출하도록 하는 '더 센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까지 논의될 예정이다. 재계는 "국제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기업 지배구조를 과도하게 제한하면 경영 효율성이 떨어지고, 결국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고 반발한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제인협회, 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단체도 "규모별 차등 규제 탓에 기업의 성장 유인이 약화했고, 이는 한국 경제의 역동성을 저하했다"며 "기업의 규제를 강화하기보다는 성장 중심으로 전환하고 지원 방식도 나눠주기 식에서 프로젝트 중심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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