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대표 게임기업 '엔젤게임즈' 폐업 위기에 ICT 업계 술렁

수성알파시티 소재 사옥 법원경매 넘겨져
갑작스러운 게임 서비스 종료에 이용자 '당혹'
앵커기업의 부재…지역 창업 생태계 우려

수성알파시티
수성알파시티
2일 대구수성알파시티 내 엔젤게임즈 사옥. 지하주차장 출입이 제한돼 있고 입구도 굳게 잠긴 상태다. 정우태 기자
2일 대구수성알파시티 내 엔젤게임즈 사옥. 지하주차장 출입이 제한돼 있고 입구도 굳게 잠긴 상태다. 정우태 기자

대구를 대표하는 게임 기업인 엔젤게임즈가 폐업 위기를 맞으면서 지역 ICT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게임 분야 최초 대구시 선정 스타기업의 몰락 상황을 보면서 산업 생태계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일 대구지역 업계에 따르면 수성알파시티 내 위치한 엔젤게임즈 본사 사옥에 대한 법원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해당 건물은 지난 2022년 준공됐으며 이듬해 대구시 건축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러나 앞서 두 차례 경매에서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유찰된 이력이 있다.

올 6월 회사는 운영 중이던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갑작스럽게 중단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사전 고지가 없었고 불과 2개월 전 신작 게임을 출시하고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던 터라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았다.

당시 사측은 공지를 통해 "파트너사 측의 서비스 환경이 강제로 종료됨에 따라 현 상황에서는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부 사정에도 파트너사와 협력해 서비스를 이어가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깊은 협의를 진행해왔으나 결국 서비스 종료라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후 홈페이지가 폐쇄되고 사옥도 법원 경매에 넘어가면서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을 듣기 힘든 상황이다. 이날 회사 관계자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엔젤게임즈는 전직 프로게이머와 젊은 개발자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기업으로 창업 초창기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내며 주목받던 유망 기업이었다.

출시 게임이 연이어 인기를 끌며 스토어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 고용인원이 100명이 넘는 고용친화기업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해왔다. 또 산업진흥 유공을 인정받아 국무총리표창을 받았고 글로벌 IT기업인 텐센트 투자를 유치하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자금사정 악화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감사보고서를 보면 부채총액이 자산총액을 초과해 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받기도 했다.

대구 창업계에서는 '앵커기업'(산업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충분한 기업이 폐업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에 안타깝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역 ICT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전체에 귀감이 되는 유망한 기업이 어려움에 처해 유감이다. 지난해부터 급격히 경영사정이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게임 개발 및 서비스를 멈추지 않으며 재기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면서 "창업 생태계를 단단하게 구축할 수 있도록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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