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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립대 적립금 11조5천644억…3곳 중 2곳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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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이상 늘린 17곳 중 16곳 올해 등록금 올려
대구경북 사립대 적립금 5% 이상 증가
대학교육연구소 "등록금 인상 전에 적립금 활용해야"
지역 사립대 "적립금은 등록금과는 별개의 회계…미래를 위해 필요한 자금"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정문에 한 재학생이 쓴 등록금 인상 철회 촉구 대자보가 붙어 있다. 서울 주요 대학교들이 재정난을 이유로 등록금 인상을 검토 중인 가운데 연세대는 2차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학생들에게 학부·대학원 등록금 5.49%, 외국인 등록금 7% 인상 계획을 제안한 바 있다. 연합뉴스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정문에 한 재학생이 쓴 등록금 인상 철회 촉구 대자보가 붙어 있다. 서울 주요 대학교들이 재정난을 이유로 등록금 인상을 검토 중인 가운데 연세대는 2차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학생들에게 학부·대학원 등록금 5.49%, 외국인 등록금 7% 인상 계획을 제안한 바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상당수 사립대학의 적립금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0억 원 이상 늘어난 곳 대부분 올해 등록금을 인상한 가운데 대학이 자금을 쌓아두고도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학교육연구소가 9일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2024년 사립대 적립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사립대학 274곳 중 184곳(67.2%)에서 적립금이 전년보다 늘었다. 이들이 보유한 적립금은 11조5천644억원으로, 1년 사이 4천287억원(3.8%)이 증가했다.

지역 사립대도 비슷한 흐름이다. 2023~2024년 사이 대구경북의 4년제 대학 18곳 중 61%(11곳), 전문대학 27곳 중 70.4%(19곳)의 적립금이 늘었다. 같은 기간 금액으로 보면 4년제 대학은 7천707억원에서 8천107억원으로, 전문대학은 3천392억원에서 3천584억원으로 각각 5.2%와 5.7% 증가했다.

특히 전국에서 지난해 적립금이 100억원 이상 늘어난 대학은 모두 17곳이었다. 연세대가 365억원이 늘어나 증가 폭이 가장 컸고, 이어 고려대(342억원), 홍익대(334억원), 한양대(317억원), 이화여대(204억원) 순이었다. 대구경북에선 계명대(161억원)와 영남대(120억원)가 포함됐다. 이들 17곳 중 16곳이 올해 등록금을 인상했고, 등록금 인상률은 대부분(4.9%~5.4%) 법정 상한선(5.49%)에 가까웠다.

교육부는 지난해 '2025회계연도 예산 편성 및 관리 유의사항'을 통해 "이월금 및 적립금 비율이 높은 대학의 경우 등록금을 전년도 수준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제도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내년부터 모든 대학이 적립금 규모와 사용 내역을 회계연도 종료 후 3개월 이내(5월 말)에 대학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정부가 이를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사립대들은 대학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등록금을 인상하기 전에 적립금을 활용해 교육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며 "수천억 원의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등록금을 인상해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가중시켜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지역 사립대들은 적립금이 단순히 '쌓아둔 돈'이 아니라 법적·제도적 틀 안에서 특정 목적을 위해 사용되는 자금임을 강조했다. 적립금 운용 방식과 재원 구성이 등록금과는 구분된다는 것이다.

특히 등록금 인상분이 적립금으로 전환되는 구조가 아니라며, 올해 등록금 인상분은 학생 복지와 국제 프로그램 확대 등 교육 여건 개선에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대구경북 사립대 관계자는 "적립금은 대부분 예금 이자와 채권 운용 수익, 발전기금, 건축 감가상각비 등으로 구성된다. 이는 연구·건축·장학기금과 기부자 지정의 특수 목적성 기금 등으로 분류된다"며 "일부 시설 감가상각비를 제외하곤 학생에게 사용할 등록금 수입을 적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적립금은 학령인구 감소 대응과 교육 환경 개선 등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자금"이라고 했다.

진보대학생넷이 23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서울지역 사립대 등록금 인상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보대학생넷이 23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서울지역 사립대 등록금 인상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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