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내년 3월 10일 시행 일자를 확정한 가운데 정부 주도의 노동 개혁이 급물살을 타면서 경제계에서 인건비 부담과 청년 고용 위축 우려 등 급진적인 정책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주 4.5일제, 정년 연장 기업 부담 어쩌나
9일 업계에 따르면 노동계가 주 4.5일제 도입과 정년연장을 강력히 요구하고 정부도 이를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지난 4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직접 정년 연장 및 주 4.5일제 도입 논의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아울러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3%에 달하며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정년연장 논의에도 불이 붙었다. 정년연장과 주 4.5일제를 결합해 적게 일하고 장기 근속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섣부른 조정은 현재의 격차를 더 심화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미 2016년 시행된 60세로의 정년 연장에 대해서도 대기업 고령 근로자에 혜택이 집중되고, 소송과 조기퇴직 증가 등 부작용이 잇따랐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2022년 121건이었던 임금피크제 관련 소송은 지난해 292건으로 크게 늘었고, 지난해 조기 퇴직자는 2013년에 비해 87.3% 증가해 같은 기간 정년 퇴직자 증가율 69.1%를 크게 웃돌았다.
생산성 저하와 추가 인건비 부담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국경제인협회 조사 결과, 정년연장 시 5년 후 60~64세 고령 근로자 고용 비용이 30조2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5~29세 청년층 90만명을 고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관련 논의 급물살 전망…중소기업 '우려'
하지만, 새 정부가 국정 과제로 노동 개혁을 추진하고 있어 관련 논의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나라 평균 노동시간을 OECD 평균 이하로 단축하겠다"며 주 4.5일제 도입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법정 정년의 65세로의 단계적 연장과 함께 2025년 내 입법 추진 및 범정부 지원 방안 마련도 약속했다.
현대차 노조는 최근 정년 임금인상은 물론 정년연장과 주 4.5일제 등을 요구하며 부분 파업을 벌이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조 역시 26일 총파업을 결의하면서 같은 요구사항을 제시하는 등 노동계의 '추투'를 통해 이들 의제가 본격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해외 생산이나 자동화 전환이 힘든 중소기업의 부담이 한층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 비중이 절대적인 대구지역 산업계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대구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주 4.5일제 도입에 대한 지역기업 인식 및 영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전체 67.9%를 차지했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기업의 생산성 혁신과 함께 정부 차원의 임금 보전, 세제 인센티브 등 실질적인 지원책이 병행돼야 한다"며 "기업 경쟁력 유지와 일·생활 균형을 함께 실현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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