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4월, 대구는 전국 최초로 '의료특별시'를 선포하며 '메디시티(Medi-City)' 브랜드를 출범시켰다. 이후 팔 이식 수술, 모낭군 이식 모발 이식 등 획기적인 의료 성과를 이루었고,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조성해 국가 의료산업의 혁신 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
의료관광 분야에서도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2016년 외국인 환자 2만 명, 2019년 3만 명을 유치하며 전국적 주목을 받았다. 당시 전국 지자체들이 대구의 경험과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앞다투어 방문했던 모습은 대구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은 의료관광의 성장세에 큰 타격을 주었다. 또한, 민선 8기 정책 방향에 따라 의료관광 분야의 정책 지원이 다소 축소되면서 해외 홍보센터 운영이 줄고, 단체 의료관광 유치 인센티브가 중단되는 등 외국인 환자 유치 기반과 마케팅 역량이 약화하였다.
경쟁 도시들이 공격적인 마케팅과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대구의 상대적 위축은 글로벌 의료관광 시장에서의 입지에 중대한 영항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구는 여전히 전국 최고 수준의 의료 인프라와 전문성을 갖춘 도시로, 의료관광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절호의 시점을 맞이하고 있다. 이제는 다시 뛰어야 할 때다.
우선, 축소된 해외 홍보센터 운영을 확대하고, 해외 의료관광객 유치를 위한 선도 유치 기관을 늘려 유치 기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유치 실적 상위 의료기관과 업체에는 홍보비 및 인센티브를 차등 지원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고, 영어권 및 주요 외국어권 마케팅 인력을 추가 채용함으로써 전문성과 대응력을 높이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
대구는 약령시와 한방의료체험타운 등 전통 한방 자원을 기반으로 첨단의료, 웰니스, 문화, 관광을 결합한 특화형 의료관광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다. 최근 넷플릭스 '케데헌'의 인기로 한의학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한방의 고유성과 의료 인프라를 결합한 대구만의 차별화된 모델을 통해 외국인 환자 유치 경쟁력 강화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AI 바이오·메디시티대구협의회를 중심으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고 민간 협력의 구심점을 마련해 비수도권 1위의 성과를 다시금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협의회를 통해 지역 의료기관, 바이오기업, 연구 기관, 대학 등 다양한 주체들이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여 공동 연구와 기술 개발, 해외 진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메디시티'라는 도시 브랜드를 공식적으로 보유한 곳은 대한민국에서 대구가 유일하다. 이는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라, 대구가 보건의료 분야에서 최초·최고·유일의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온 도시라는 자부심의 표현이다.
대구는 대한민국 의료의 자산이며 자긍심이다. 정책적 결단과 의료계의 단단한 협력이 맞물릴 때, 대구 의료관광은 과거의 영광을 넘어 새로운 도약의 시대를 열게 될 것이다.
특히 문화·관광·의료가 융합된 복합 콘텐츠 개발은 대구를 세계적인 의료관광 도시로 성장시키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대구가 다시 한번 '메디시티'의 위상을 세계에 각인시킬 절호의 기회다.
대구는 다시 뛸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그 비상은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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