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내륙철도(이하 달빛철도) 건설이 단순한 교통 인프라를 넘어 '남부 거대경제권' 형성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대구와 광주를 1시간대로 잇는 철도망은 영호남을 중심으로 한 산업·물류·관광의 새로운 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고, 이는 수도권 일극 체제를 견제하는 현실적 대안이라는 것이다.
달빛철도는 대구 서대구역에서 출발해 광주 송정역에 이르는 총연장 198.8㎞의 노선이다. 경북·경남·전북·전남을 포함한 6개 광역시·도와 10개 시·군을 관통한다. 정치권은 물론 지역사회가 이 철도 건설을 강하게 요구하는 이유는 교통 효율성 이상의 효과 때문이다.
달빛철도는 동서 내륙 발전축을 새롭게 세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 국토 개발의 축이 남북 중심이었다면, 동서를 연결하는 교통망은 낙후된 내륙 지역의 성장 기회를 열어준다. 김수성 대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에 따르면 2015년 88고속도로 확장 후 통행량이 145% 늘고, 주민의 인구 이동 패턴도 대도시 전출 대신 지역 내 이동으로 바뀌었다. 달빛철도가 완공되면 이 같은 변화가 훨씬 넓은 범위에서 나타날 수 있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주목된다. 대구정책연구원은 달빛철도를 기반으로 ▷신산업 ▷동서 물류 ▷로컬문화관광 ▷스마트역세권 등 4개 벨트를 조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더 나아가 포항과 목포를 잇는 남해안 벨트와 연계되면 '영호남 황금순환링'이 형성돼 단순한 선형 연결이 아닌 경제권 차원의 확장이 가능하다. 이는 제조업과 첨단산업, 물류와 관광을 모두 아우르는 남부권 거대경제권의 토대가 될 수 있다.
차상룡 일본 나가사키대 교수도 "2015년 호쿠리쿠 신칸센이 개통되면서 지역 총생산이 증가했고, 이는 숙박 및 음식 서비스 부문에서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자치단체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구시와 광주시를 포함한 영호남 8개 기초자치단체(경북 고령, 경남 합천·거창·함양, 전북 장수·남원·순창, 전남 담양)는 지난해 2월 '남부 거대경제권 조성 협약'을 맺었다. 협약에는 달빛 첨단산업단지 조성, 국가 인공지능(AI)·디지털 혁신지구 육성, 항만과 신공항을 활용한 글로벌 물류망 확대 방안 등이 포함됐다. 특히 장수와 함양에 조성될 예정인 달빛산단에는 미래 모빌리티, AI, 로봇 분야 등 대구·광주가 강점을 가진 산업이 들어설 전망이다.
문화·관광 산업도 큰 수혜가 예상된다. 무등산, 지리산, 덕유산, 팔공산, 경주 신라문화권 등 달빛철도 축을 따라 산재한 관광자원을 연계하면 '남부권 관광벨트' 구축이 가능하다. 철도가 지나며 접근성이 높아지는 담양·순창·남원·함양은 친환경 휴양시설과 지역 문화유산을 기반으로 관광산업을 활성화할 잠재력이 크다. 나아가 대구와 광주가 공동 추진 중인 2038년 하계아시안게임 유치도 철도 개통과 맞물리면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국민의힘, '보수의 심장' 대구서 장외투쟁 첫 시작하나
문형배 "선출권력 우위? 헌법 읽어보라…사법부 권한 존중해야"
장동혁 "尹 면회 신청했지만…구치소, 납득 못 할 이유로 불허"
이준석 "강유정 대변인, 진실 지우려 기록 조작…해임해야"
정동영 "'탈북민' 명칭변경 검토…어감 나빠 탈북민들도 싫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