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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어촌 작은 학교, '경북형 공동 교육과정'으로 교육격차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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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수업·연계수업·온라인 교류로 다채로운 배움 실현
해외 교류까지 확대…학생 주도 미래형 수업 모델 정착

경북지역 한 초등학생들이
경북지역 한 초등학생들이 '경북형 공동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해녀, 해남 복장을 하고 어촌 문화에 대해 배우고 있다. 경북교육청 제공

경북교육청이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의 한계를 뛰어넘어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하는 '경북형 공동 교육과정'이 점차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단순히 수업을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학교와 지역, 나아가 세계까지 잇는 배움의 네트워크로 발전하면서 학생 중심의 미래형 수업 모델로 주목받는 중이다.

◆학교 간 벽을 허문 공동수업·연계수업
경북교육청은 농산어촌 학교의 교육과정 정상화를 위해 세 가지 유형의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첫째는 '공동수업 학교'다. 인근 지역 소규모 학교가 모여 중심학교와 협력학교 체제를 꾸리고, 학기별 3회 이상 프로젝트 수업이나 체험 활동을 함께한다. 교사들은 공동 연구협의체를 운영하며 교육과정을 공유하고, 방과후학교나 체험 프로그램도 연계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학습 경험을 제공한다. 올해는 18개 학교가 참여했다.

둘째는 '초·중 연계학교'다. 초등과 중학교가 함께 수업을 기획해 학년 간 학습 공백을 줄이고, 예술·체육 교과 중심으로 공동수업을 운영한다. 중학교 자유학기제와 연계한 체험 활동이나 동아리 활동도 함께하면서 초등학생은 한 단계 앞선 배움을 중학생은 후배를 이끄는 리더십을 경험한다. 현재 13개 학교가 참여하고 있고 학교급 간 연속성 있는 교육과정을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세 번째 유형은 '온라인 공동수업 학급'이다. 원격 화상 시스템을 활용해 학급 간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고, 학기당 최소 3회 이상 운영한다. 도내에서는 19개 네트워크 40개 학급이 참여해 공동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체험 활동으로 교류를 확장하기도 한다.

경북교육청은 농산어촌 학교의 교육과정 정상화를 위해 공동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경북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화상을 통한 음악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 경북교육청 제공
경북교육청은 농산어촌 학교의 교육과정 정상화를 위해 공동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경북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화상을 통한 음악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 경북교육청 제공

◆ 교육 사각지대 없는 미래형 학습 모델
시·도 간 협력도 활발하다. 경북과 전남은 12개 네트워크 24개 학급을 연결했고, 경북과 경기는 20개 학급이 함께하며 교사 워크숍과 학생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화면을 통한 만남을 넘어 오프라인 만남까지 이어지면서 교육 효과가 배가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해외와의 온라인 공동수업'이다. 영덕 강구초는 대만 왠화초와 함께 '한글과 지역문화'를, 안동 길안초는 일본 덴노지초와 'K-컬처 예술 프로젝트'를, 울진 기성초는 필리핀 다나오초와 'ESG와 해양환경'을 주제로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국경을 넘어 또래들과 협력하며 세계적 시각을 넓히고 글로벌 시민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올해 공동 교육과정 운영에 3억2천여만 원을 투입했다.

경북형 공동 교육과정은 이제 단순한 보완책이 아니라 작은 학교가 살아남고 학생들이 꿈을 키워가는 지속 가능한 교육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다양한 배움의 길을 함께 걸으며 교육의 중심에 학생을 세우려는 경북교육의 도전이 주목받는 중이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공동 교육과정은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특히 울릉도처럼 상대적으로 소외되기 쉬운 지역 학생들에게 도시 학생들과의 교류 기회를 넓히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농산어촌 작은 학교의 교수·학습 역량을 강화하고, 학생 중심 미래형 교육과정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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