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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기술지주 10년] 재도약을 위한 갈림길에 서다…증자·자립화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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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72개·펀드 235억 운용…대구경북 누적 출자·출연 28억에 불과
2019년 이후 출자 공백…운영비 고갈과 투자 위축, 회수 지연 우려
성과의 10년과 재무 리스크의 현재, 재도약 해법은 '증자+자립화'

대경지역대학공동기술지주
대경지역대학공동기술지주

#대구의 '지오로봇'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연구진이 2022년 창업했다. 로봇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기업은 이동로봇 플랫폼과 제어 알고리즘, 부품‧소프트웨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창업 3년 만에 대구시 프리(PRE) 스타기업 등에 선정되며, 현재까지 누적 4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매출이 5억 원이고 현재 직원 20명이 근무하고 있다.

# 경북 경산의 '티씨엠에스'는 2020년 설립 직후 기업가치가 15억원에서 출발해 현재는 1천 억원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이 기업은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분리막 분야에서 독자 기술을 확보하며 급성장했다. 수입에 의존하던 분리막 클립을 국산화해 중국에 납품하고, 국내 대기업과도 공급 계약을 추진 중이다. 올해 매출은 1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고, 33명의 고용을 창출했다.

두 기업이 성장한 밑바탕에는 대경기술지주의 선제적 투자가 있었다. 창업 초기에 기술력을 알아본 대경기술지주는 지오로봇에 3억원, 티씨엠에스에 4억5천만원을 각각 투자했다. 이렇게 확보한 두 회사의 지분의 현재 가치는 70억원을 넘어섰다.

강태훈 지오로봇 대표는 "연구와 창업 사이에서 고민하던 중 대경기술지주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자금이 해결되면서 법인을 설립했고, 곧바로 후속 투자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2014년 설립된 대경기술지주는 지난 10년간 지역 스타트업의 마중물 역할을 해왔다. 그동안 새로운 기술의 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평가해 창업 초기 필요한 투자금을 비롯해 컨설팅과 행정지원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목표치의 3배인 72개 자회사를 설립했고, 235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도 대경기술지주는 '자금난'이라는 시험대에 섰다. 회수 기간이 통상 10년 이상 걸리는 기술투자의 특성 때문에 운영비가 점차 바닥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이후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출자마저 끊겼다.

현재 대구시와 경북도의 누적 출자·출연 규모는 28억원에 불과하다. 부산시(198억6천만원)와 광주시(71억원), 전남도(53억5천만원) 등 다른 지자체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연합형 기술지주에 출자·출연한 광역지자체 6곳 가운데 대구경북은 최하위다.

대경기술지주 관계자는 "운영비 부족으로 투자금 회수에 차질을 빚고 창업기업 발굴·투자가 위축되면 지역 창업생태계 자체가 후퇴할 수 있다"며 "성과와 위기가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에서 추가 증자와 자립화를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를 극복하고자 대구시와 경북도, 11개 주주대학은 약 20억원 규모의 추가 출자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 관계자는 "투자한 펀드의 회수와 지역 기업의 성장을 위한 추가 출자에 공감해, 이를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려 한다"며 "대경기술지주도 자체 경영 효율화를 이루고 자생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학들도 책임감을 갖고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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