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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사연 "국립대병원 '삼중고'에 존립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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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국립대병원 병상당 의사수 0.36명…서울 '빅5' 병원의 0.60명의 절반수준
의료인력 붕괴·시설 노후화로 인한 환자 감소까지 겹치며 '비명'
"주무부처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이관·총인건비 및 정원 규제 완화"

대구 한 대학병원 입구에서 의료관계자가
대구 한 대학병원 입구에서 의료관계자가 '사람의 목숨은 더할 수 없이 가장 높다'는 뜻인 '인명지상(人命至上)' 표지석 옆을 지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지역 국립대병원이 인력 유출, 시설 노후화, 환자 감소라는 삼중고에 시달리며 존립을 위협받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연구 결과과 1일 밝혀졌다.

보사연이 보건복지부의 의뢰로 수행한 '국립대학병원 혁신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지방 국립대병원의 병상당 의사 수는 0.36명으로, 서울 '빅5' 병원의 0.60명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의사 한 명이 감당해야 할 환자 수가 훨씬 많다는 의미다.

지역 국립대병원인 경북대병원의 경우 허가된 병상 수는 1천845개(삼덕동 본원 900병상, 칠곡경북대병원 945병상)인데, 의사 수는 724명(전공의·일반의 포함, 삼덕동 본원 496명, 칠곡경북대병원 228명)으로 병상당 의사수는 0.39명에 불과했다.

간호 인력은 2년 내 퇴사율이 50%를 훌쩍 넘어 숙련된 인력을 확보하는 것조차 버거운 실정이다.

시설 노후화도 유방암 진단의 기본 장비인 맘모그래피의 경우 빅5 병원은 4.3%의 노후화율을 보였지만 국립대병원은 37.1%에 달했다. CT(컴퓨터단층촬영) 장비 노후화율도 빅5 병원이 22.6%일 때 국립대병원은 33.3%였다.

의사 수와 시설 노후화는 결국 환자들의 발길을 돌려 수도권 '원정 진료'를 가속화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는 다시 병원의 수입 감소와 임상 경험 축소로 이어져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이 생성된다는 게 보사연의 진단이다.

보사연은 보고서를 통해 국립대병원의 주무 부처를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옮겨 보건의료 정책과 유기적인 연계를 통한 '진료, 연구, 교육'의 국립대병원 본연의 기능 발전을 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우수 인력의 파격적 채용과 유연한 조직 운영을 저해하는 총인건비와 정원 규제를 완화시키고 기부금품 모집 허용과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노후 시설 및 장비 개선을 위한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 등을 핵심 해법으로 내놓았다.

보사연은 보고서를 통해 "국립대병원이 생존하기 위해선 민간병원과의 소모적인 경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지역 필수의료 네트워크의 컨트롤타워로서 중증·고난도 질환 치료를 지역 내에서 완결하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과감한 규제 혁신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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