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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혁신도시10년] TS, 자동차 튜닝 산업의 메카, 김천의 미래를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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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닝카 페스티벌이 불 지핀 지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
청년이 돌아오는 도시를 위한 맞춤형 튜닝 인재 양성 프로젝트
신뢰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선도하는 튜닝 기술

지난달 한국교통안전공단 튜닝안전기술원에서 열린
지난달 한국교통안전공단 튜닝안전기술원에서 열린 '2025 코리아 튜닝카 페스티벌'에서 드리프트 체험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제공

지난해 1월 경북 김천에 문을 연 한국교통안전공단(TS) 튜닝안전기술원이 연구개발(R&D) 시설을 넘어, 쇠락하던 지역 산업에 새로운 DNA를 이식하고 미래 인재를 키워내며 도시의 정체성까지 바꾸는 '지역 상생의 심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 김천을 들썩인 '튜닝카 페스티벌'

지난달 26~27일, 튜닝안전기술원 일대는 거대한 자동차 테마파크로 변신했다. '2025 코리아 튜닝카 페스티벌'이 열린 이곳에는 이틀간 무려 3만여 명의 관람객이 몰려들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행사장은 아스팔트를 찢을 듯한 굉음과 타이어 마찰음, 전문 드라이버의 현란한 운전 솜씨에 터져 나오는 관람객들의 환호로 가득 찼다.

이번 페스티벌은 국내 유일의 '체험형 튜닝 축제'라는 명성에 걸맞게 관람객들이 직접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온로드(드리프트·짐카나) 및 오프로드(4x4) 차량에 동승해 짜릿한 속도와 스릴을 만끽하는 체험 프로그램은 단연 최고의 인기였다.

자동차 랩핑과 판금을 직접 해보는 코너에서는 자신만의 차를 꾸미고 싶은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안전띠의 중요성을 몸으로 깨닫게 하는 시험 체험은 재미와 공익성을 모두 잡았다는 평을 받았다.

전시 프로그램 역시 단순한 차량 나열을 넘어섰다. 개성 넘치는 튜닝카와 이륜차는 물론, TS의 안전성 검증을 통과한 튜닝 인증부품과 차세대 e모빌리티까지 한자리에 모여 대한민국 튜닝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줬다.

2025 코리아 튜닝카 페스티벌에서
2025 코리아 튜닝카 페스티벌에서 '오프로드 튜닝차량 동승체험'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제공

◆ 위기의 정비업계, '튜닝'으로 돌파구를 열다

기술원의 진가는 축제의 에너지를 실질적인 산업 성장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전기차 시대의 거대한 파도 앞에서 좌초 위기에 놓인 내연기관 부품 및 정비업계에 '튜닝'이라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TS는 김천시, 현대자동차, SK플래닛과 손잡고 '강소형 스마트도시 구축'이라는 청사진을 그렸다. 이는 기술원의 첨단 인프라와 전문성을 지역 산업 생태계 전반에 수혈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실행 방안도 뚜렷하다. 정비 수요 감소로 고사 직전인 정비업체들을 대상으로 튜닝 전문기업으로의 전환을 유도하고, 이를 위해 1:1 맞춤형 컨설팅부터 기술 실증, 시제품 제작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특히 3D 스캐너와 프린터 등 고가의 장비를 갖춘 '오픈랩'을 지역 영세 업체에 개방함으로써, 자본과 기술력이 부족했던 이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 청년이 찾는 도시로, '튜닝 인재'를 키우다

도시의 지속가능성은 결국 사람에 달려있다. 튜닝안전기술원은 '지방소멸'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인재 양성'이라는 근본적인 해법으로 맞서고 있다. TS는 김천시와 함께 지역 대학, 특성화고와 연계해 튜닝 전문인력 교육 커리큘럼을 개발 중이다.

예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과 학기제 튜닝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페스티벌 현장으로 학생들을 초청해 생생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미래의 전문가를 키우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는 청년들이 지역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고, 기술원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유망 기업에 취업하며, 마침내 지역 사회에 뿌리내리게 하는 선순환 구조의 초석을 다지는 일이다. 기술원이 단순한 일자리 창출을 넘어 '사람이 돌아오는 김천'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 튜닝안전기술원.
한국교통안전공단 튜닝안전기술원.

◆ '안전'을 증명하니 '산업'이 성장하다

이 모든 혁신과 성장의 기저에는 '안전'이라는 절대적 가치가 있다. 튜닝안전기술원은 3개의 전문 시험동에서 41개에 달하는 항목을 정밀하게 시험하며, 튜닝 산업의 안전 기준을 세우고 있다.

특히, TS가 직접 성능과 품질을 검증한 부품은 복잡한 승인·검사 절차를 면제하는 '튜닝안전확인부품' 제도는 안전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쌓고 건전한 튜닝 문화를 확산하는 핵심 정책이다.

더 나아가 기술원은 낡은 디젤차를 전기차로 변신시키는 'EV 컨버전' 국가 R&D 사업을 이끌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이는 김천이 단순한 튜닝 부품 제조기지를 넘어, 미래차 시대의 핵심 기술을 선도하는 전진기지로 도약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용식 TS 이사장은 "김천시를 우리나라 자동차튜닝 산업을 이끌어가는 메카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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