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은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필수 요소다. 눈에 띄지 않지만 최종 제품의 품질과 경쟁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가별 무역 장벽이 현실화되면서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기술력을 갖춘 소부장 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북 경산 강소기업 '무결이엔지'(무결ENG)는 첨단 산업 분야에 폭넓게 활용되는 하이드로포밍(액압성형)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항공기, 선박, 자동차 부품을 자체 개발 및 생산하며 내구성을 높이고 경량화를 실현하는 데 성공하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 하이드로포밍 기술 국산화
하이드로포밍은 금형 내부에 액체를 주입해 높은 압력을 가해 형상을 일체성형으로 가공하는 기술이다. 해당 기술을 활용해 만든 제품은 강도와 내구성이 높은 반면 무게는 줄어든다. 일반적인 공법과 달리 용접의 이음부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지닌다. 또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SPCC 등 다양한 소재에 적용이 가능하다.
윤영태 무결이엔지 대표는 "금형 내부에 고압수(물)를 주입해 소재를 팽창·성형하는 하이드로포밍 기술을 핵심 역량으로 하고 있다. 물의 특성을 활용해 두께 편차와 균열을 최소화 한다"면서 "속도·압력·하중을 제어해 정밀도를 높였다. 긴 파이프도 용접 공정을 생략해 공정 단축과 불량 저감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외 기술에 의존하던 한계를 탈피해 국산화에 성공해 원가를 절감하는 효과도 거뒀다. 이에 대해 그는 "1천800t급 하이드로포밍기를 자체 개발해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독일산은 25억대 장비를 동원해야 하지만 국산화를 통해 13억원 수준에 구축을 완료했다"면서 "외주를 최소화하고 설계부터 가공, 조립, 양산을 일괄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전문성 강화로 납기 대응력이 높은 편이다. 핵심 부품과 프로그램 최적화를 통해 효율성을 끌어올렸다"고 덧붙였다.
현재 무결이엔지는 주력인 차부품 분야 외에도 항공, 방산, 가전, 전기 이륜차 등 다양한 분야에 제품을 공급하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윤 대표는 "자동차 부품의 매출 비중이 높지만 항공·방산 등에서도 과제를 수행하며 실적을 쌓고 있다. 제품 개발 과정부터 개발·시험을 거쳐 양산에 진입하는 구조"라고 했다.
회사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하이드로포밍을 비롯한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경북테크노파크(경북TP)로부터 방위산업 기술고도화 기업으로 지정되는 성과를 이뤘다.
◆엔지니어의 꿈과 새로운 비전
윤 대표는 엔지니어로 외길을 걸어왔고 금형 설계 분야의 베테랑으로 역량을 쌓았다. 경북에서 창업을 하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그는 "오랜 기간 경험을 쌓았고 내가 가진 기술을 실현하는 데 보람을 느꼈다. 대기업을 시작으로 벤처 기업에서도 다년간 근무했고 이후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 내 항공부품 특화단지 내 한 기업에 기술 자문을 위해 내려오면서 지역과 인연이 시작됐다"고 했다.
또 "기술 이사를 역임했는데 당시에 괜찮은 품목을 다수 개발했으나 안타깝게도 사업이 잘 되지 않았다. 회사가 문을 닫고 다시 올라가려고 하다가 아쉬움이 발목을 잡았다. 유망한 기술을 이렇게 버리는 것이 맞는지 의문도 들었다. 남은 직원들과 다시 의기투합해서 만든 게 지금의 회사"라고 부연했다.
윤 대표는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에 의존하지 않고 안정적인 기술 공급망을 갖추는 게 우선 목표였고 가시적인 성과도 이뤘다. 독일, 일본 등을 보면 기술 중심의 기업들이 탄탄한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 무결이엔지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전략적 파트너를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하겠다는 명확한 비전도 제시했다. 윤 대표는 "대구경북을 기반으로 기술력을 쌓고 규모를 키워서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계획"이라며 "현재 대규모 양산을 위한 설비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지역 인재를 적극 적으로 채용해 역량을 키워 함께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우리 사명에 '무결'은 완전무결하다는 뜻이 아닌 '무한함을 맺는다'는 뜻을 담았다. 지속적인 연결과 확장을 지향한다"며 "끊임없는 도전을 이어가며 중소기업의 한계를 넘어 미래 기술을 이끌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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