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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탑리더스아카데미] 윤선태 동국대 교수 "신라, 외부 문화 수용·재창조·발전시킨 강력한 국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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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 '신라의 재발견' 강연
한반도 동남쪽이라는 지리적 위치 탓 저평가돼 있어
주변 문화 수용·변형해 자기 문화화시키는 능력 탁월

윤선태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가 20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윤선태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가 20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신라의 재발견"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임경희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디지털국장

"신라는 작은 국가가 아니라 자신이 가진 자원을 활용해 역동적인 힘을 과시한 강력한 국가였습니다."

윤선태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20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에서 "신라를 한반도 동남쪽에 치우쳐있어 주변부와 단절된 곳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은데, 오히려 그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주변 국가들과 접촉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해 세력을 키워나간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신라의 재발견'이란 주제 강연에서 신라의 지리적 이점, 문화·예술 변화상, 정치적 발전 과정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참가자들의 흥미를 끌었다.

윤 교수는 "신라는 문화·정치적으로 상당한 우수한 측면을 가졌음에도 그동안 그런 부분이 많이 드러나지 않았다"며 "다음 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경주, 즉 신라가 얼마나 중요한 곳인지 함께 살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라는 한반도의 동남쪽 끝에 위치해 있고 태백산맥에 막혀서 문화적으로 후진적이고 상대적으로 단절되어 있는 곳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윤 교수는 신라가 남쪽은 바다로 열려있고, 낙동강 유역과 철광 산지를 옆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유리한 지형 조건을 가졌다고 설명한다.

윤선태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가 20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윤선태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가 20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신라의 재발견"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임경희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디지털국장

그는 "신라가 금호강 상류지역인 영천, 엄청난 철광 산지가 있는 울산과 하나로 연결되면 수운 교통과□ 지하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며 "신라는 이 두 가지를 묶어두는 게 나라의 발전에 중요하다고 판단해 전략적으로 이 지역들과 네트워크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가까운 일본뿐만 아니라 유라시아, 동남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신라와 교류한 흔적이 발견됐다"며 "단절된 지역이 아니라 바다로 열려 있는 지역이므로 세계와 광범위하게 문화 접촉이 이뤄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신라는 이러한 교류를 통해 주변의 문화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변형시켜 자기 문화화시키는 능력이 탁월한 국가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덤, 유리 용기, 금속·공예 등 그동안 발견된 신라의 유물들을 보면 외부로부터 문화·예술 기법을 받아들인 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하고 변화시킨 모습이 많이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는 국가 위기 국면에서 지도자들이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신라는 433년 엄청난 성장을 이룬 고구려를 견제하기 위해 백제와 손을 잡는 '나제동맹'을 맺었다. 하지만 이 동맹 상황에서도 신라는 백제에 이끌려 가지 않고 오히려 우위에 서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동맹을 활용했다.

나제동맹을 계기로 백제 때문에 이전엔 접근하기 힘들었던 충북 보은군에 삼년산성을 만들고 청주 지역으로 진격했다. 이는 고구려가 물러날 경우 신라가 역으로 백제를 압박할 수 있는 요충지들을 점령해 이후 상황을 대비해 나간 것. 외부의 정치 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신의 정책 개발에 적용한 덕분에 신라는 한강 유역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

윤 교수는 "자체적으로 문화를 발생시키는 것 외에도 신라가 했던 것처럼 외부 문화를 받아들인 후 새로운 창조적 과정을 펼쳐나가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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