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Campus Opinion] "지방대, 지역을 살리는 인재의 사다리가 돼야 한다"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기고] 박용완 영남대 SW중심대학사업단장
영남대, SW중심대학사업으로 지역 기반 디지털 인재 육성
'MIDAS' 로드맵 통해 산업 특화 교육·기업 연계형 프로젝트 운영
2023년 사업 선정 이후… 5대 산업 분야 중심의 지역 인재 생태계 조성

박용완 영남대 SW중심대학사업단장
박용완 영남대 SW중심대학사업단장

"사람은 많은데, 인재가 없습니다."

한 지역 IT기업 관계자의 말이다. 개발 인력을 구하지 못해 결국 수도권으로 이전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지역에 머무르며 동시에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인재. 이것이 오늘날 디지털 산업 현장이 요구하는 핵심 역량이다.

지방대학의 위기가 낯설지 않은 시대다. 청년 인구의 감소와 수도권 집중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많은 지역 대학이 학생을 유치하지 못하고, 지역은 인재를 잃고 있다. 지방대학이 '정주형 인재(Local-based Talent)'를 양성해야 지역이 살고, 지역이 살아야 국가가 지속 가능하다.

이제 대학은 지역 산업의 문제를 이해하고, 기업과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는 중심에 서야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 그 속에서 학생들은 지식을 '배우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문제를 푸는 사람'으로 성장해야 한다.

영남대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소프트웨어중심대학사업'에 2023년 선정됐다. 이 사업은 단순히 SW 교과목을 늘리거나 전공자를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지역 전체를 기반으로 디지털 인재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이며, 이는 기존 사업과 차별화 되는 지점이다.

'MIDAS'라는 전략 로드맵을 중심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Mobile, IoT, Data, AI, Security 등 다섯 가지 핵심 산업 분야를 축으로, 기초 컴퓨팅 교육에서 산업 특화 프로젝트까지 세밀하게 설계된 커리큘럼을 운영한다. 특히 모빌리티, 스마트팩토리, 보안 등 대구·경북의 주력 산업과 연계한 특화 과정과 기업 협력형 캡스톤 프로젝트는 학생들에게 '대학에서 배운 기술이 곧 일자리로 이어지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설계된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는 단순히 학위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지역 산업 생태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교육모델로 평가받고 있으며, 교수진과 기업, 학생이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는 '교육–산업–현장' 융합의 장이 되고 있다.

영남대의 노력은 대학 울타리를 넘어 지역사회로 확장되고 있다. 매년 진행되는 '찾아가는 SW캠프'를 통해 지역 초·중·고교 학생들이 AI와 코딩을 직접 체험하고, 여름방학 집중 프로그램, SW경진대회, 사고력 올림피아드 등 다양한 행사를 정례화하며 미래의 SW 인재를 조기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은 단지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지역 학생들에게는 "이곳에서도 세계적 기술을 배울 수 있고, 좋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을, 지역 기업에게는 "우수한 인재를 지역에서 구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변화야말로 지역 혁신의 출발점이다.

이제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국가 경쟁력이다.

전 세계는 지금 SW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전쟁의 최전선에는 교육과 산업을 연결하는 대학이 있다. 교육이 현장으로 이어지고, 현장이 다시 대학으로 이어질 때 지역 대학에서 성장한 인재는 세계와 경쟁하는 지역 기업의 동반자로 성장할 수 있다. 영남대에서 추진하는 소프트웨어중심대학사업이 그 연결의 중요한 한 축이 되기를 기대한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