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심한 화상 등으로 피부를 상실한 사람들에게 인공재료가 아닌 자신의 피부를 길러 이식을 돕는 기술을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포스텍(포항공대) 신소재공학과·융합대학원 이준민 교수, 시스템생명공학부 통합과정 강래희 씨 연구팀이 이화여대 박보영 교수, 고려대 김한준 교수 등과 함께 환자 본인의 세포와 조직으로 맞춤형 인공피부 이식재를 제작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최근 소개됐다.
현재 화상이나 만성 상처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자가피부 이식법'은 이식에 필요한 건강한 피부가 부족한데다 수술 후 흉터가 남는다는 한계가 있어 적용이 쉽지 않다.
또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무세포 진피 매트릭스(ADM)'는 인공 재료의 경우 환자 개개인의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고, 세포 주사 요법은 생존율이 낮아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이에 연구팀은 몸이 인식할 수 있는 재료에 주목했다. 우선 환자 피부에서 세포를 제거한 탈세화 세포외기질을 만든 뒤 이를 같은 환자에게서 얻은 각질형성세포 및 섬유아세포 등과 함께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다시 조합했다.
단백질 조성과 미세구조를 그대로 갖고 있는 조직을 피부재생에 다시 적용한 셈이다.
연구팀이 만든 맞춤형 이식재는 실제 피부와 유사한 복잡한 단백질 환경을 재현해내면서 진피층 섬유아세포의 콜라겐 생성량의 경우 기존 대비 2.45배 증가했다. 또 혈관 연결점과 혈관망 형성은 각각 1.27배, 1.4배로 늘어나며 산소 공급을 위한 새로운 혈관이 활발히 자라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물실험에서도 염증을 크게 줄이면서 2주 만에 완전한 피부 재생이 이뤄졌다.
표피 이동 길이는 기존 대비 약 3.9배, 진피 두께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 대조군이나 일반 젤라틴 기반의 하이드로젤을 쓴 경우와 달리, 출혈·울혈 등의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몸이 이식재를 '내 것'으로 인식하면서 면역 거부나 흉터 형성 없이 안정적으로 봉합이 가능했다는 점도 하나의 큰 성과로 꼽았다.
포스텍 이준민 교수는 "환자에게서 얻은 재료를 다시 그 환자의 치료에 활용한다는 점에서 맞춤형 재생 치료의 혁신을 보여주는 성과"라며 "앞으로 '당뇨발(당뇨 합병증)'과 만성 염증성 상처 등 까다로운 질환에도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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