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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캄보디아 범죄조직 자금세탁처와 140억대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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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가상자산 거래량 폭증…한국 '규제 사각' 노린 듯
북한 해킹조직 자금도 세탁한 후이원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감금 등 조직범죄피해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정부가 범죄조직을 대상으로 금융 제재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19일 프놈펜 프린스그룹 본사에 경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은 캄보디아 범죄 관련자를 금융거래 제한 대상자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력 제재 대상으로 캄보디아 프놈펜의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감금 등 조직범죄피해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정부가 범죄조직을 대상으로 금융 제재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19일 프놈펜 프린스그룹 본사에 경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은 캄보디아 범죄 관련자를 금융거래 제한 대상자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력 제재 대상으로 캄보디아 프놈펜의 '프린스 그룹'과 금융서비스 기업 '후이원 그룹(Huione Group)' 등이 거론된다. 연합뉴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북한 해킹 그룹과 캄보디아 범죄조직의 자금 세탁처인 후이원그룹과 140억원 넘는 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빗썸은 2021년부터 올해 5월까지 후이원그룹과 145억922만원 규모의 가상자산(코인)을 거래한 것으로 확인됐다.

빗썸과 후이원 그룹 간의 거래는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이 취업사기 후 감금을 당했다며 공관에 신고한 건수가 크게 늘어난 지난해부터 급증했다.

2021년과 2022년 전무했던 거래 건수와 액수는 2023년 4건, 922만원에서 2024년 3천397건, 124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5월까지 2천79회에 걸쳐 21억원 상당의 거래가 이뤄졌다.

후이원 그룹은 북한 자금 세탁을 도운 혐의 등으로 프린스 그룹보다 앞서 미국과 영국 정부로부터 '초국가 범죄조직'으로 지정돼, 양국 금융기관과 거래가 금지된 상태다. 국내 거래소는 가상자산 거래가 각 거래소의 재량에 맡겨져 있어 이같은 거래가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빗썸은 미국 재무부가 후이원 그룹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 기관'으로 지정한 다음날인 지난 5월 2일 오후 6시가 돼서야 후이원페이, 후이원보증과의 입출금 거래를 제한했다.

빗썸과 후이원그룹을 오간 코인은 99.9%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였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치가 안정적인 특성 때문에 범죄 조직의 자금세탁에 자주 사용된다.

캄보디아 대기업인 후이원 그룹은 합법적인 서비스를 내세우지만, 지하 세계에서는 온라인 사기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사고파는 대형 온라인 플랫폼 '후이원보증'으로 유명하다. 또 KYC(고객신원확인)를 하지 않는 가상자산 거래소 '후이원크립토'를 운영하며,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와 동남아 사기 조직의 범죄 수익을 세탁하는 곳으로도 악명 높다.

가상자산 추적·분석 전문기업인 클로인트에 따르면 인신매매와 감금 등 혐의로 미국과 영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캄보디아 프린스그룹 자금 일부도 후이원 그룹의 서비스를 통해 세탁됐다.

블록체인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는 "후이원 그룹은 자금 세탁의 중심지 역할을 하면서 불법 수익의 출처와 목적지를 은폐하는 데에 적극적으로 활용된 채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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